- 향긋한 솔이 씁쓸하게 퍼지다, '참주가 솔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오늘은 솔이 들어간 막걸리를 한 병 가지고 왔다. 어떤 술을 마실까 고민하던 중 이 '솔'이라는 재료가 들어간 탁주는 어떤 맛을 보여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이렇게 곧바로 여러분에게 소개하게 되었다. '참주가 솔막걸리', 이름부터 솔직한 이 친구는 어떠한 풍미를 자랑할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 보도록 하자.
향긋한 솔이 씁쓸하게 퍼지다, 참주가 솔막걸리
일단 병의 외관은 비교적 짧은 몸체와 긴 목을 지니고 있다.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솔막걸리'라는 술의 정체성답게 뚜껑이나 전면부의 라벨까지 대부분이 짙은 녹색으로 이루어져 있는 상태이다. 'Simple Is Best'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크게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할만한 것이 없는데, 사실 애매하게 꾸며놓는 것 보단 이렇게 술의 색깔을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단순하게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된다.
'참주가 솔막걸리'는 60년의 시간을 지닌 '다도참주가'에서 수제 입국과 청정 나주에서 자란 국내산 원재료들을 사용하여 빚어낸 술로서, 전통과 현대의 맛을 어울린 공법에 솔잎과 각종 약재를 함께 발효시켜 탄생하였다.
솔잎의 타르펜 성분에 의한 발표제어효과를 이용해 신선함을 잡았으며, 냉장보관 후에 웃국만 따라 마시면 스파클링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650ML, 도수는 5.5%, 가격은 3,0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막걸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알콜 함유량, 최근 출시되는 탁주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착한 금액을 지녔다. 이제 맛만 괜찮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잔에 따른 술은 밝은 상아색을 띠고 있다. 스파클링한 와인을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 답게 표면엔 아기자기한 기포들이 모여 있는 상태이며, 몇 번 흔들어보니 잔벽엔 미세한 입자들이 맺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보통의 막걸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색깔과 빛깔로, 무난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어서 코를 가져다대니 예상했던 것보다 진한 솔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뻣뻣한 솔과 엿당, 귤 껍질, 거기에 조금 시트러스한 느낌도 지니고 있으며 은은한 풀향이 코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낮은 도수답게 알콜 향이라고 이야기 할만한건 거의 없는 듯 하고, 전반적으로 오렌지 껍질 위에 올려진 솔을 떠올리게 만든다. 개인적으론 상당히 매력적인 향이라고 여겨진다. 뭔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친구들이 외외로 잘 지내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니 미미한 탄산과 함께 예상보다 부드러운 술이 혀를 감싸안는다. 맛이 확실히 평범하진 않다. 보통의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평범한 단 맛 위에 솔이 약간 올라가 있는 그런 느낌을 기대했는데, 엿당의 감미는 정말 처음에 살짝 느껴지며 곧바로 쓴 채소에서 느낄법한 씁쓸함이 찾아와 존재감을 드러낸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혀에 닿는 순간 당의 단 맛과 약한 산미가 한차례 입 안을 휩쓸고, 곧바로 코에는 솔 향이 감돌면서 풀, 솔, 당귀 등이 합쳐진 쓴 맛이 그윽하게 혀를 타고 목구멍으로 내려간다. 단 이 때의 고미는 너무 지나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며, 말 그대로 자신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이다.
적당한 바디감으로 이루어진 목넘김 이후에는 코엔 솔향이, 혀 끝에는 풀의 쓴 맛이 남아 잠시동안 머물렀다 사라진다. 이 때 느껴지는 여운의 길이는 약 4초 정도로, 가볍게 흩어지는 씁쓸한 풍미를 느끼기엔 나쁘지 않은 시간이다.
다른 막걸리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향이나 맛에 있어서 솔이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라고 생각되며, 그 중간에 시트러스한 아로마나 씁쓸한 풀의 맛을 추가해 캐릭터를 더한 것도 좋은 시도 였다고 여겨진다. 다만 앞서 이야기 했던 당귀나 풀의 고미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에, 자신이 솔도 좋아하고, 이러한 향미도 괜찮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음주해보도록 하자.
만약 마실 계획이 있다면 안주는 능이오리백숙, 고사리무침, 버섯구이등을 추천한다. 능이오리백숙 한 점에 참주가 솔막걸리 한 잔은 건강해지는듯한 기분과 더불어 좋은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참주가 솔막걸리', 가격에 비해서 다채로운 풍미를 뽐내는 친구였다. 나 같은 경우는 이러한 쓴 맛도 막걸리의 특별함이라고 생각하기에 괜찮게 여겨졌던 것 같다.
판매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상이하다. 다만 원래 그리 비싸지 않아, 아무데서나 구입해도 큰 차이는 없다.
솔이 솔솔 들어간 '참주가 솔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8/5.0 이다. 향긋한 솔의 쌉싸름한 향미를 느껴보자.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