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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달고, 맛이 좋다. 감천.

- 흐르는 과실향 아래의 단정함, '감천 막걸리'를 음주해보았다.

by 주간일기 Mar 22. 2025

오늘은 부산에서 태어난 친구를 한 병 데리고 왔다. '감천 막걸리', 부산광역시 강서구에서 태어난 친구인데, 이름처럼 물이 달고 맛이 좋아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과연 그 풍미는 어떨지, 기대와 함께 음주해보도록 하자.

흐르는 과실향 아래의 단정함, 감천 막걸리

겉으로 보기에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참 하얀 막걸리이다. 둥글게 올라가는 원통형 몸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안에는 막걸리가 아니라 우유를 담아놓은듯한 빛깔이 일렁이고 있다. 전면부에는 '감천'이라는 술의 이름과 함께 남녀가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감천을 만든 '벗드림'의 소재지를 생각해보면, 아마 그림속의 장소 역시 같은 부산이지 않을까 싶다. '물이 달고, 맛이 좋다' 이것이 바로 감천의 뜻이라하니, 확실히 일찌감치 기대를 더하게 만드는 맛이 있다.


'감천 막걸리'는 부산광역시 강서구의 '벗드림양조장'에서 오직 부산 샛별쌀과 누룩, 효모, 정제수만을 이용하여 단생시킨 작품으로, 건강한 재료로 정직하게 빚고 발효해 살아있는 유산균이 가득한 생막걸리이다.


적당한 바디감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낄 수 있으며, 쌀 본연의 은은한 단 맛이 뒤에 따라오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아 술린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작품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6도, 가격은 7,000원.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나쁘지 않은 양에 일반적인 막걸리와 비슷한 도수, 최근 출시되는 탁주들의 평균가 정도를 지녔다. 개인적으론 맛만 괜찮다면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다.

잔에 따른 술은 조금 묽은 우윳빛깔을 띄고 있다. 중간중간 엉킨 탄산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꼬인 입자들이 뭉쳐서 하얀 표면에 떠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좀 덜섞였을까해서 강하게 다시 흔든 뒤에 잔에 따라보았지만, 얽힌 입자감들이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코를 가져다 대니 상큼달달한 향이 잔을 타고 흘러나온다. 참외와 멜론, 꿀, 레몬 제스트와 귤피향 약간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리 높지 않은 도수 답게 알콜과 관련된 것들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비교적 아래쪽에 단 향이 깔려 있고, 위쪽으로 옅은 산향이 스치는 형태를 띠는 상태인데, 은은하게 다가오는 과실향이 확실히 꽤나 매력적이었다.


이어서 한 모금 머금으면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술이 입 안을 채워간다. 참외와 꿀, 엿당 등의 단 맛과 약간의 탄산, 끝에 남는 산미에 밀키한 질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슴슴한 단 맛이 한차례 진한 후에 씁쓸함이 나타나 혀뿌리 근처를 맴돈다. 당도 자체도 압도적으로 강하기보단 기분좋은 정도에 그치는 수준으로 머물고, 이 감미를 위주로한 전체적인 맛들이 괘나 균형있게 표현되기에 조화가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앞서 말했다시피 끝부분에선 고미가 나타나니 너무 달달한 술로만은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목넘김 이후에는 코에는 과실향이, 혀에는 앞서 말한 과일 껍질의 씁쓸함과 과실의 약한 단맛, 산미가 남아있다가 사라진다. 이 때 가장 마지막까지 여운을 주는 것은 고미이며, 이 맛이 목구멍 근처에서 4~5초 정도 마무리를 장식한다. 약간 드라이한 느낌이 혀를 톡톡 건들기도 한다.


전체적인 어우러짐이 좋은 막걸리였다. 과실의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은은하게 퍼지는 작품으로, 참외나 멜론 같은 과일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다. 감미와 산미, 고미까지 다채롭게 놓여있으나, 향과 다르게 맛에 있어 우유같은 느낌으로 슴슴하고 은은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으니, 이 부분에선 조금은 양부가 갈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음식은 매콤짭짤한 막걸리 안주를 권하고 싶다. 낙지볶음, 제육볶음, 파전 등과 함께하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감천 막걸리', 우유같은 작품이었다. 그윽하게 스며드는 맛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음주해보길 바란다.


현재 판매처에 따라 10% 정도 차이가 난다. 검색 후 잘 보고 구매하는것이 좋겠다.


물이 달고 맛이 좋은 '감천막걸리'의 주간평가는 3.8/5.0 이다. 흐르는 과실향 아래의 단정함.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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