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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일기 Jul 18. 2023

주스보다 더 달콤한 복분자주

- 복분자가 선사하는 주스 같은 달콤함, '톡톡 복분자주'를 음주해보았다

복분자, 우리에게는 정력에 좋다는 말로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과실이다. 복분자를 마시면 요강을 뒤집어 놓을 만큼 오줌 줄기가 강해진다고 하여 복분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괜스레 비교적 젊은 사람보단 좀 더 나이가 찬 사람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복분자를 먹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사람에 따라 차나 청을 만들어 먹고, 그걸로 부족하다면 술로 담가서 음용을 하기도 한다. 꽤나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과일이기에 그만큼 사용하는 방법도 굉장히 다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 중 오늘 술을 좋아하는 내가 이야기할 것은 당연하게도, 술로 담가 먹는 '복분자주'에 관한 것이다.


'복분자주'는 간단히 말하자면 복분자 열매를 술과 설탕등을 이용하여 만든 담금주이다. 전통적으로는 복분자딸기 열매를 증류식 소주에 담가서 탄생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애주가라면 장어를 먹을 때 절대 빼먹지 않고 음주하는 술이다. 이전에는 비교적 평범한 맛으로 다들 비슷비슷한 모습을 선보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같은 복분자임에도 주조사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발전해 갔다.


그 사이에서 오늘 내가 가져온 술은 달콤함 쪽에 치우친 복분자주이다. '톡톡 복분자주', 이름부터 꿀 같은 이 술의 맛은 어떨지. 뚜껑을 열어보도록 하겠다.


복분자가 선사하는 주스 같은 달콤함, 톡톡 복분자주
톡톡 복분자주 전면

병 밖으로 보이는 디자인은 사실 그렇게 큰 신경을 쓴 것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필체도 그렇고, 복분자의 모습도 그렇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크게 와닿는 그런 매력을 가진 친구는 아니다. 아직 내가 먹어보지 않은 술이기에 궁금해서 구매한 것이지, 술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딱 보았을 때 이 술에 끌릴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을까 싶다.


'톡톡 복분자주'는 '(주)참주가'에서 출시된 복분자주로서, 100% 우리 쌀과 충분한 숙성시간을 지낸 복분자액으로 만들어졌다. 저온숙성 방법을 이용하여 더 깔끔한 맛을 살렸으며, 복분자의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산뜻하고 가벼워 주스처럼 즐기기 좋은 술이라고 한다.


톡톡 튀는 것이 매력적인 이 술의 용량은 750ML, 도수는 7도. 거기에 가격은 3000원이다. 비록 디자인이 아쉽긴 하지만, 시중에 나온 복분자주들의 가격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당장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아도 복분자주의 시작은 최소 6000원에서 7000원, 물론 '톡톡 복분자주'에 비하여 많은 복분자원액이 포함되어 있긴 하다. 

잔에 따른 술은 보통의 복분자주와 같은 검붉은 색깔을 선보인다. 상당히 매끄러운 질감을 자랑하는 것이 목 넘김이 꽤나 부드럽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코를 가져다 대니 달콤한 복분자향이 잔으로부터 흘러나온다. 확실히 술보다는 주스에 가깝게 느껴진다. 복분자, 포도 등을 설탕에 절인 듯한 달콤함이 은은하게 코 전체를 적셔와 아직 마시기 전임에도 술이 얼마나 단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잔을 몇 번 흔들어 한 모금 머금으면 정말 달콤한 복분자주가 혀를 감싸준다. 약간의 탄산을 포함한 채로 입을 채우는 술은 7도라는 도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술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복분자주스와 포도주스의 중간정도 맛을 지니고 있고, 탄산이 강한 편이 아니기에 혀에서부터 목구멍까지 굉장히 부드럽게 연결된다. 괜히 주스라고 말하는 게 아닌 것이 알코올의 향미는 일절 느껴지지 않은 채 목 넘김이 이루어지니 이것을 술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목구멍을 넘어간 후에는 가벼운 산미와 단 맛이 가미된 복분자를 혀에 남기고 사라지는데, 이 달콤한 여운이 꽤 오래 남아있는 듯하다. 

술의 무게는 가벼운 편이며, 풍미 역시 음료답게 가볍다. 달콤한 술, 그중에서도 정말 단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괜찮을 것 같지만, 반대로 어느 정도 술 같은 맛을 원하는 사람에겐 선호받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다.


잔을 여러 번 반복해도 마찬가지다. 정말 술을 마시는 듯한 감각은 단 일도 들지 않는다. 그냥 복분자 주스를 입에 담는 듯한 느낌. 오히려 이 술은 너무 달고 주스 같은 탓에 호불호가 갈리만 하다.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알코올이 들어간 복분자 주스를 마시고 싶다면 구매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니고, 술을 마셨다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그래도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맛이 나쁜 것은 아니었으니까. 


아, 한 가지 덧붙이자면 주스 중에서도 과일 100% 이런 식으로 비교적 고급화된 착즙 주스가 있는데, 또 그 정도는 아니다. 그냥 마트에서 파는 일반적인 달콤한 주스를 생각하면 되겠다. 확실히 몇 잔이고 마시는데 부담은 되지 않지만, 참 술을 즐기는 느낌은 아니다.


만약 음주할 계획이 있다면 장어보다는 매운 음식을 추천하고 싶다. 정말 달콤한 음료이기에 매운맛을 확실하게 씻어내려 줄 것이다. 닭발, 매운 떡볶이 등을 곁들일며 좋을 듯하다. 


'톡톡 복분자주', 말 그대로 톡톡 쏘는 복분자 주스였다. 단 걸 좋아하는 나지만, 그래도 술의 범위 안에서 단 것을 좋아하기에 사실 크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이전에 음주하였던 아이스 와인 보다 더 단 것 같기도.


만약 여러분이 정말 단 술을 먹고 싶다, 혹은 음료수 느낌이 나는 술이 좋다. 이러면 한 번쯤 마셔보길 바란다. 나와 달리 외외로 당신의 취향을 적중할 수 있으니.


주스보다 주스 같은 '톡톡 복분자주'의 주간 평가는 2.8 / 5.0이다. 복분자주를 기대했던 나에게 포도와 복분자 그 사이 어딘가쯤의 주스는 아쉬운 맛이었다.


         주간일기의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평가임을 명심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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