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의 시선 속에서
경매를 한다는 말을
부모님께도 하지 못했다.
아니, 못 한 게 아니라…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
돌아올 반응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그게 너랑 어울리니?"
"위험한 거 하지 마."
"돈 잃기 딱 좋다더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간절하게 준비했는지 설명해도
아마 들으려 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사실, 나조차도
내가 할 수 있을지 몰랐다.
나라는 사람이 경매를 한다는 게
어딘가 어색하고, 과분하게 느껴졌다.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해봤다.
"나, 경매 한번 해보려 해."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가…?"
"진짜 할 수 있겠어?"
그 말이 가시처럼 박혔다.
친구는 나를 걱정한 걸 수도 있고,
그냥 현실적으로 말한 걸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푹 꺼졌다.
나는 왜 늘 시작 전에, 사람들의 의심부터 마주쳐야 할까.
왜 내 도전은 늘 웃음거리처럼 들릴까.
아무도 없던 길, 혼자 걸었다
누구도 믿어주지 않아서,
오히려 더 조용히 준비했다.
퇴근 후, 경매 사이트를 뒤지고
지도 앱을 켜 임장 루트를 짜고
주말마다 몰래 현장을 보러 다녔다.
입찰가 계산을 하며 밤을 새우고,
계속 틀리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섯 번째, 그날
그날도 별 기대 없었다.
그냥 또 한 번의 입찰이라 생각했는데…
"낙찰자: OOO"
내 이름이 있었다.
잠시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다거나,
뛸 듯이 기뻤다거나 하는 장면은 없었다.
그냥 멍했다.
"이제… 진짜 시작이구나."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제 뭘 해야 하지…?"
그런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믿음은, 내가 나를 믿는 일
‘그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사실 가장 안 믿었던 건 나였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걸 견디며 여기까지 왔는지.
처음은 누구에게나 낯설다.
믿음을 바라는 게 아니라, 작은 행동 하나가 더 중요하다.
그걸 매일 쌓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해낼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온다.
낙찰이 중요한 게 아니다.
'도전했기 때문에 낙찰까지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소중하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을
조용히, 누구보다 뜨겁게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