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팝업 다녀온 이야기
엄마랑 성수나들이를 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스케줄에 3달을 서울에 못왔는데, 내가 온다고 하면 엄마는 가장 좋아한다. 누나는 항상 붙어지내니 내가 올 때마다 뭔가 이벤트? 같은일이 일어날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특별한 행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내가 온 것만으로도 이벤트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하다.
어쨋든 어머니 운동화부터 사려고 건대 롯데백화점을 방문해서 어머니가 나이키코르테즈를 살 수 있도록 용기와 동의를 드리고, 출발했다.
2~4km 를 걸어야 하는 오늘의 코스 이기에 운동화를 마지막에 사려고했지만, 운동화를 먼저샀다.
그리고 쭉 걸어갔다.
거실과 같은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로 인해 본래 나의 목적은 성수의 카페 10군데 정도를 탐방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어머니가 장시간 걸어야 하는 것이 걱정이었지만, 본인피셜 평소에 15000보 씩 운동을 했다고 하시니... 함께갔다.
LCDC 도 가고, 로우키, 디올, 아더에러, 코카콜라 팝업 etc 다양한 공간들을 지나는 루트를 짜고 걸어가는데 우연찮게 발견한 KANU 카페.
나는 그냥 속으로 카누도 카페열었구나 했는데, 뒤이어 보이는 어마어마한 검은색 건축물. 뭐에 홀린듯 가는 나에게 스태프분이 안내를 해주신다
"예약하셨나요?"
라고 말씀하셨지만, 예약하라는 거겠지.
테블릿에 봤더니 나는 32팀으로 예약이 되어있었다. 우선했다.
그리고?
까먹었다.
그 뒤에 카페 10군데 방문하고 카페인 섭취를 기가막히게 많이 하니 화장실도 4번은 갔다. 나도 안경하나 겟 하고. 구경하고. 코카콜라 팝업줄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어서 줄더 못서고,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이제 집가자."
하고 건대입구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안경을 찾아야해서.
그 때 카톡이 온다.
헠
그런데 진짜 때 마침 바로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입장.
사실 입장하면서 별 기대 안했는데, 그 생각은 공간을 파고들수록 깨어지기 시작했다.
5파트로 나누어져 있었다.
Part1. 작은 카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Part2. 개인의 취향에 맞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
Part3. 거대한 카누 전시장
Part4. 굿즈
Part5. 카누카페에서 커피증정.
그리고 그곳을 지나오면서 엄마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셨다.
카페라는 것이 대화를 유발하는 곳이라면, 이게 진짜 대화를 유발하는 곳 이었을 것이다.
다녀온 뒤 나오면서....
카누라는 '커피' 는 내 머리에서 지워져있었다.
그런 커피를 안마신지도 오래됐고, 집에 커피를 쟁여놓고 먹는 스타일도아니고...
그런데 카누라는 '브랜드' 가 이 기회를 통해 나에게 엄청난 임팩트를 주었다.
'브랜드' 가 이것을 하고 벌어들이는 것은 '무형적인 가치' 이겠지만, 나는 그런것에 좀 지쳐있었다.
평소 브랜드들이 진행하는 팝업에 갔었지만, 영감을 얻으러 갔던 나는 피곤함이 쌓이는 경험을 했었다. 나에겐 '일' 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엄마와 함께한 팝업은 나에게 좋은 추억이었다. '배움' 보다는 '즐김' 이었다.
브랜드가 주고자하는 무형적가치가 나에게 '공부' 에서 '추억' 이 된 순간이었다.
이곳을 만약에 내 팀과 와서 봤다면? 나는 또 공부했을 것이다.
그런데 2023년 12월 어느 날, 엄마랑 우연이 나온 성수에서 나는 '카누' 라는 브랜드 덕에 추억을 쌓은 것이다.
카누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하는 엄마가 계심에도 감사하다.
그 두 존재가 만나서 나에겐 큰 선물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나에게는 팝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존재와 보낼 수 있는 팝업이 필요했다.
이래서 성경에서 그랬나보다. 사랑이 없다면 모든 것이 꽹과리 같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