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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아들, 감동이야...

사랑은 대를 이어 이어진다.

by bony

지금은 다시는 볼 수 없는 나의 사랑하는 엄마...

엄마는 돌잔치나 결혼식을 다녀올 때면 혼자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이 미안했는지 우리 생각하느라 종이컵에 맛난 뷔페음식을 몰래 싸 오곤 했다.

어렸을 적에는 그게 너무 좋아서 엄마가 돌잔치나 결혼식에 가면,

이제나 저제나 엄마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엄마의 발자국 소리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가 엄마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아지 마냥 , 우리 두 남매는 버선발로 달려 나갔다. 그러면 엄마는 조그만 가방에서 주섬주섬 종이컵 꺼냈다.

어떤 때는 그 안에 절편이나 꿀떡이 , 또 어떤 때는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잘 먹는 우리들을 보며 엄마는 흐뭇해하셨다. 몰래 가방 안에 눈치 보면서 넣으셨을 텐데... 창피함을 무릅쓰고 가져온 음식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했다.


그때의 행복한 엄마와의 추억과 사랑이 아직도 나를 살아가게 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날의 엄마

동네엄마들과 맛있는 수제 햄버거 파는 맛집을 갈때면 햄버거의 반을 남겨서 아들을 주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춘기 아들이 학원수업을 마치고 늦은 시간 들어왔다.

아들의 손에는 다 먹은 예쁘게 그릇처럼 접힌 커피우유갑이 손에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뭔가가 있었다.


"엄마, 이거 내가 친구한테 받은 쫄병과자야... 두 개 받았는데, 하나는 내가 먹었고, 하나는 정말 먹고 싶었는데, 맛있길래 엄마 줄려고 남겨 왔어. 아~~ 해봐~~ 맛있어!" 하면서 내 입에 쏙 넣어 주었다.

"아이고, 우리 아들, 많이 컸네... 엄마 줄려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과자도 남겨주고... 착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한참 동안이나 예쁘게 종이컵처럼 접힌 커피우유갑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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