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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Nov 14. 2023

창업이나 성공보다
수성(지킴)이 더 어렵습니다.

상즉인 인즉상, 계영배, 미두왕, 메멘토 모리

힘들게 창업해서 성공하고도,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교만해져 넘어집니다. 넘어져 건행까지 해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창업해서 성공하는 것도 힘들지만, 이루어 놓은 업적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어려운 것이 아닐까요? 창업해서 성공하고 지키지 못하면후유증이 심해져 어려워집니다. 죽음의 경고, 거상 임상옥과 미두왕 반복창의 이야기에서 수성(지킴)의 지혜를 얻어 인생을 축제로 만들어 갑시다.


 거상 임상옥상즉인 인즉상계영배 

조선 후기 거상 임상옥은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종3품 도호부사까지 오른 ‘착한 성공 부자’입니다. 할아버지 때부터 집이 기울고, 아버지는 많은 빚을 지고 돌아가셨습니다. 임상옥은 ‘평안북도 의주 용의 인’인 만상의 집에 노비로 갔지만, 주인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청나라를 상대로 인삼 무역을 시킵니다. 순조 때에는 인삼 무역권을 독점하여 엄청난 부를 모아 자수성가하였습니다. 홍경래난으로 사회가 어지러워지자, 의병 모집과 군수 물자를 위해 자금을 바쳤습니다. 빈민구제, 수재민 구제와 같은 자선사업으로, 주민의 천거를 받아 군수가 되고 부사에 발탁되기도 하였습니다.    

  

임상옥은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라는 상도덕을 지켰습니다. ‘상즉인 인즉상商卽人 人卽商 곧 장사가 사람이고 사람이 장사이다’라는 말을 명심하고 번 돈의 80%만 자기 것으로 하고, 나머지 20%는 인삼 농가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썼습니다. 그가 욕심을 경계할 수 있었던 것은 ‘계영배戒盈杯 덕분입니다. 계영배는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라는 술잔입니다. 계영배 안에 술이 70% 이상 차면 술이 새어나갑니다.      


 미두왕 반복창의 몰락

우리나라 최초의 선물거래소는 ‘인천미두(쌀콩)취인소(거래소)’입니다. 이 곡물 거래소는 일본이 우리나라의 곡물 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1896년 5월 5일 인천에 개설한 쌀과 콩을 거래하는 장소입니다. 이 거래소는 현물거래가 아닌 선물거래소로, 쌀과 콩을 현물 없이 10% 수준의 증거금만 있어도 거래를 할 수 있었습니다.      


1914년 발발한 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미두 가격의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1차 세계대전 종전(1918년) 복구사업으로 대호황을 맞은 일본은, 소득이 늘어나 미두 소비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수요는 늘어났지만, 흉년으로 공급이 모자라 쌀값이 폭등했습니다. 청년 반복창은 미두 시장에 뛰어든 지 1년 만에 국내뿐만이 아니라, 일본에까지도 미두왕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는 단 한 번의 거래로 당시 18만 원, 현재 시세 약 200억 원 정도의 돈을 벌어들이는가 하면, 정확히 미두 시세를 예측해 불과 몇 년 만에 거부가 되었습니다.    

  

1922년부터 미두 시세 예측에 실패하자 계속 손해를 보게 되었고,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투기적 거래’도 하다가 결국 지속적인 실패로, 단지 2년 만에 전 재산을 잃고 몰락하였습니다.     


 죽음의 경고메멘토 모리 

‘메멘토memento는 기억하라, 모리mori는 죽음’을 뜻합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라틴어 경구입니다. 옛날 로마 공화정의 개선식은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의 최고의 명예였습니다. 개선장군은 백마 네 마리가 끄는 전차를 타고 개선 행진을 벌입니다. 개선장군이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화답하는 동안, 장군 뒤에 함께 탄 노예가 큰소리로 계속 “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라고 외칩니다. 이런 로마 풍습은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마라오늘 너는 개선장군이지만 언젠가는 죽으니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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