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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Nov 15. 2023

유비의 겸손과 까마귀의 교만

삼고초려, 이솝 우화

겸손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이지만 실천하기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 사전을 보면,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낮추는 태도가 있음’입니다. 겸양은 ‘겸손한 태도로 양보하거나 사양함’입니다. 교만은 ‘잘난 척하고 뽐내며 건방짐’입니다. 겸손과 교만의 결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크게 나타납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입니다. 교만해지면 손해를 부르고 겸손하면 이익을 얻습니다.


 유비의 겸손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삼고초려는 중국 위촉오 삼국 시대에, 유비가 제갈량의 초가집(초려)을 세 번이나 방문(삼고)하여 마침내 그를 전략가(군사)로 삼았다는 데에서 유래합니다. 제갈량의 성은 ‘제갈’이고 이름은 ‘량’이고 자는 ‘공명’입니다.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다스릴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 와룡이라고 합니다. 유비는 161년 7월 9일 출생했고, 제갈량은 181년생이니 20세나 차이가 납니다. 

     

삼고초려 당시 유비는 황실의 종친으로서 천하에 이름을 떨치고 있었으며 50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제갈량은 대략 27세, 20대 후반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청년이었습니다. 유비는 겸허한 자세로 자기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제갈량을 세 번씩이나 찾아가 전략가가 되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제갈량은 <출사표>에서 삼고초려 당시의 심정을 묘사했습니다. 당시의 심정을 현대적으로 풀어 간단하게 소개합니다. “저(제갈량)는 본래 하찮은 평민입니다. 시골에서 논밭이나 갈면서, 어지러운 세상에서 목숨만을 붙이고자 하였습니다. 왕(제후)을 찾아가 부와 명예를 구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유비께서 이런 저를 천하게 여기지 않으시고, 무려 세 번씩이나 몸을 굽히시고 직접 초가집으로 찾아왔습니다. 저에게 당대의 세상사에 관해 물으시어 감격하여, 함께 온 힘을 다하기로 하였습니다.”   


 교만의 원인

교만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재산이 있는 사람은 재산으로 교만하고,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교만합니다. 용모가 아름다운 사람은 용모로 교만하며, 지위가 있는 사람은 지위로 교만합니다. 재주가 있는 사람은 재주로 교만합니다. 내가 남들보다 무언가를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고 더 잘났다고 뽐내니 교만해집니다섰다고 생각하면 넘어지게 됩니다잘한다고 우쭐거릴 때 언제나 퇴보합니다. 

     

재물이든 외모이든 지식이든 지위이든, 내가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받은 것이나 나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교만의 사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남보다 더 받았기에, 더 큰 책임을 지고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은 상대보다 능력이 부족해서 숙이는 게 아닙니다상대보다 능력이 더 많더라도 상대를 비교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상대의 존재를 존중합니다. 


 이솝 우화 속 까마귀의 교만

이솝 우화에 까마귀의 교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까마귀 한 마리가 고깃덩이를 물고 나무 위에 앉자 고기를 먹으려고 하였습니다. 여우 한 마리가 나무 아래에 와서 까마귀에게 세상에 너같이 좋은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하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보라고 합니다. 까마귀가 뽐내며 깍깍 울었습니다. 한참 소리를 내고 나서 고기를 먹으려고 보니까 고기가 없어졌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여우가 까마귀 입에서 떨어진 고기를 물고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까마귀가 잘 난체하며 깍깍 소리를 크게 지를 때 고기가 떨어진 것처럼, 내가 잘났다고 소리를 칠 때 고기를 지키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교만은 인생을 축제로 만드려고 할 때 방해꾼으로 등장합니다. 교만하면 내 안에 있던 귀중한 물건(고기)도 없어지고행복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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