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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Dec 18. 2023

삶을 축제로 만들려면, 배려(역지사지)는 많이

덕진 다리, 핑거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삶을 가꾸어 나가는 존재입니다. 모든 사람과 관계가 다 좋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불이익을 받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배려가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많이 배려하였기 때문에, 불이익과 상처를 적게 받습니다. 설사 불이익과 상처를 받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의 위로를 받아서 마음의 상처를 남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이리저리 마음을 씀’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곧 나쁘게 쓰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좋게 쓰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역지사지와 같은 마음으로 배려하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됩니다. 도움을 받은 상대방도 나를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가 삶을 축제로 만들게 됩니다.


역지사지‘다른 사람의 처지(역지)에서 생각(사지)함, 또는 입장을 바꿔서 생각함’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강조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여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와 화목하게 잘 지내려면 역지사지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동서양의 역지사지 사례로 ‘덕진 다리와 핑거볼’을 소개합니다.      


 덕진 여인의 덕진 다리

내려오는 말에 따르면, 통일 신라 때 덕진이라는 여인이 영암천 주변에서 주막집을 운영하였습니다. 당시 이 지역은 강진 등 남해안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교통로 중 하나로 통행량이 많았으나, 사람들은 강에 다리가 없어 건너는 데 불편을 겪었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하천의 강물이 불어나 목숨마저 위험했습니다. 덕진 여인은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다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한 푼 두 푼을 땅속 항아리에 묻기 시작하여 300냥이라는 거금이 모였습니다. 그때 덕진 여인은 원인 모르는 병에 걸리어 갑자기 세상을 뜨게 되면서 소원을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영암군수가 부임해 온 첫날밤, 군수의 꿈에 덕진 여인이 소복을 입고 나타나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묻어놓은 돈 300냥의 위치를 알려주었습니다. 날이 밝자 군수가 덕진 여인이 일러준 곳을 파보니 과연 300냥이 발견되었습니다. 군수는 그 돈으로 큰 다리를 놓은 다음, 덕진 여인의 이름을 따서 덕진 다리라 하고, 시민들은 덕진 여인이 통행인을 배려한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덕진비를 세웠습니다.  


 웰링턴 장군의 핑거볼  

웰링턴 장군이 1815년 워털루 전투에서, 프랑스 나폴레옹의 군대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영국 여왕은 장군과 병사들을 초청하여 승전축하연을 베풀었고, 식사가 끝날 무렵에 핑거볼이 나왔습니다. 시골 출신의 한 병사가 핑거볼의 물을 냉큼 마시자, 이 광경을 본 많은 사람들이 크게 비웃었습니다. 젊은 병사는 수치심에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하였습니다. 그 순간 웰링턴 장군이 일어나 ‘친애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워털루 전투에서 용맹하게 싸워 승리를 거둔 저 젊은 병사를 본받아 우리 모두 핑거볼로 축배를 듭시다’라고 제의하였습니다.  

   

워털루의 승리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부하를 배려하는 웰링턴 장군의 이러한 모습과 기지에서 비롯되었다며 사람들은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핑거볼Finger Bowl은 식후에 포크 따위를 사용하지 않고 과일을 손으로 먹을 때에, 손가락을 씻을 수 있도록 물을 담아 놓은 작은 그릇입니다. 마실 물로 착각하지 않도록 꽃잎 또는 레몬 조각 따위를 띄워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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