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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전 최홍수 Dec 30. 2023

새해, 사소한 거
멋지게 져주면 축복입니다.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

낮에 이동할 때 가끔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제가 지하철이 정거장에 멈추어 안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타려는 사람이 자리에 앉으려고 먼저 밀고 들어와, 황당한 적이 있습니다. 또 지하철을 타려고 줄을 서고 있는데 새치기하고 먼저 타는 사람도 있어서, 황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주로 나이 든 사람이었지만 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후부터 치하철을 탈 때, 양보하고 져주는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멋지다’는 ‘매우 멋이 있다, 썩 훌륭하다’라는 뜻입니다. 이 말을 외면과 내면의 두 가지 관점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옷이나 태도가 멋지다’는 외형이나 행동을 강조합니다. 복장이나 외모보다 ‘인품이 멋지다’는 사람의 내면을 중시합니다.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는 ‘아름다운 꽃은 꽃향기가 백 리까지 퍼지고, 잘 익어 맛이 나는 술은 그윽한 술 냄새가 천 리까지 날아가고, 당신의 인품에서 우러나오는 향기는 만 리 밖까지 퍼진다’는 의미입니다. 화향은 바람이 전하고 인향(인품의 향기)은 마음이 전합니다. 향기로운 꽃은 시들기 때문에 일시적인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멋지게 사는 사람이 전하는 인향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 다 함께 멋지게 살게 합니다.


‘져준다’는 것은 이길 수 있지만 상대방을 배려해서 지는 걸 의미합니다. 경쟁이 치열한 이 세상에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남에게 한 발 양보해서 져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어려운 일입니다. 어렵기 때문에, 져주는 것은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행동입니다. 실력이나 능력이 없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나, 마음이 좁은 사람은 져주는 마음이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나이 든 분들이 솔선수범하여 지하철에서 예의를 지키면, 자녀나 젊은 사람들도 새치기나 먼저 타지 않을 거 같습니다. 특히 삶을 어느 정도 살아온 40대 후반부터는, 갑진년 새해부터 사소한 것은 멋지게 져주면서 살아가면 어떻까요? 남편한테, 부인한테, 자식한테, 주위 사람한테 사소한 걸 져주면 얻는 게 많습니다. 갈등이 적어져 마음이 넓어지고 편해지며, 마음이 편하니 건강해져 인생을 축제로 살게 됩니다. 사소한 거, 멋지게 져주는 사람에게 하늘이 내리는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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