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혈기왕성할 때나 잘 나갈 때, 직언과 촌철살인을 자주 썼습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은 조그마한 칼로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로, 사물의 급소를 찌름을 비유합니다. 한마디 말로 상대방의 말을 제압하니 아주 통쾌했습니다. 반면 상대방은 내가 통쾌한 만큼 마음의 상처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았습니다. 닫힌 마음의 문을 다시 열려고 많은 세월이 흐르고, 엄청난 노력을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직언을 하더라도 윗사람이나 친구나 동료들, 하물며 나이 든 자식이나 아랫사람도 고치기는커녕 싫어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이유 없이 직언만으로도, 미움을 받게 됩니다. 같은 말 세 번 하면 짜증을 내기도 합니다. 살짝 돌려서 말하면 웃기도 하고 이해하면서 수긍합니다.
한번 뱉은 말은 돌릴 수도 없습니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합니다. 촌철살인하면 사람을 죽이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말하면 사람을 살리게 할까요? 정답은 담언미중입니다. 담언미중談言微中은 상대방의 잘못을 정면으로 지적하지 않고 완곡한 말로 돌려서 정곡을 찌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은 가운데가 아니라, 동사로 쓰여 ‘적중'처럼 ‘맞히다, 찌른다'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은 직언을 고집해 화를 불러들입니다. 사람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직언이나 촌철살인보다도, 돌려서 말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돌려서 말하면, 상대방도 알아듣고 받아들입니다. 저는 어떤 경우에는 반어법을 쓰기도 합니다. 기분이 나빠도 오히려 칭찬을 하면, 상대방이 눈치를 채고 화재를 돌기기도 합니다. ‘여보’라고 목소리 톤을 높이다가 아차하고 ‘세요’를 덧붙여 ‘여보+세요’라고 말을 돌립니다. 여러분도 ‘여보세요’를 많이 사용해 보세요. 가정에 평안이 가득하게 됩니다.
담언미중은 특히 젊은 사람이 마음속에 담아두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성공과 실패는 말에서 갈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공하고 돈 벌고 싶으면 담언미중이 필수가 아닐까요? 나이 든 사람은 나이 값을 하기 위해 담언미중의 화법을 많이 써야 합니다. 촌철살인이나 직언을 많이 하면 꼰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담언미중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대화를 원활하게 돌아가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하늘이 준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