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들여다 보는 일부터 시작하기
공복 몸무게 58.2 kg
생리 10일 전
요즘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잠이 가장 중요한데, 이렇게 계획한 수면 시간보다 한 두시간씩 일찍 눈이 떠지게 되면 하루 시작이 좋지 않다.
그래도 최근, 공복에 영양제 먹기는 나름 잘 지키고 있는 듯 하다.
사실, 나의 경우 아침에 잠을 잘 못 잔 채로 일어나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스트레스? 불쾌감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면서, 잠도 덜 깬 채로 비몽사몽 음식 앞으로 가는 경향이 있다. 비몽사몽 먹으면 식사량 조절이 안되다 보니 아침에 엄청난 칼로리를 섭취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났었다. 이렇게 되면 아침부터 몸이 무겁고, 기분이 안 좋은 채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최근 들이려고 했던 습관이 하나 있다. 공복 영양제 + 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처음엔 이것도 결코 쉽지 않았다. 음식 앞으로 바로 가던 내가, 아침에 바로 일어나서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은 (그것도.. 이성이 잘 작동하지 않는 기상 직후에! ) 꽤 어려운 일이었다. 마음이 급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영양제를 빨리 먹고 아침을 먹으려고 조급한 마음으로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는 나를 발견했다. 여기서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급할까. 아침밥은 어디 달아나는 것이 아닌데. 조급한 마음을 마주하고 나니, 영양제 먹는 시간 동안 마음이 편안해졌다. 조급하게 영양제를 빨리 삼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물을 마시면서 멍을 때리기도 하게 되었다.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때가 정말 많은 것 같다.
영양제를 먹고 난 후의 아침이다. 요즘 엄마가 사다 주시는 리코타 샐러드에 닭가슴살 100g을 추가했고, 뭔가 씹는 식감이 필요한 것 같아서 견과류 한 봉지를 먹었다. (내가 리코타 치즈 넣어 먹을 때는 저 양의 두배는 먹었던 것 같은데 - 앞으로는 저 정도 양만큼만 먹어야겠다..) 이렇게 먹으면 아침을 뿌듯하고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다. ㅋㅋ 점심에는 구운 치킨을 시켜 먹을 계획이었어서, 오전에 3시간 과외가 있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3시간동안 폭풍 화상과외를 했다. 원래 개강 전까지 조금 쉬려고 화상과외도 그만둘까 고민했었지만, 생각보다 학교를 늦게 가게 되어 결론적으로는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 늘 느끼지만, 과외는 정말 체력 소모가 많이 된다. 학원 선생님들은 어떻게 그렇게 장시간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과외는 참 하다보면 진심이 되어버려서, 강조할 내용에 대해서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몸도 정신도 정말 지친다... (사실 학생들도 대답하기 전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텐데, 참 난 왜이렇게 항상 급할까? 늘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다..) 생각해보면 본과 1학년 때 늘, 과외 끝나고 집에 밤 늦게 돌아오면 항상 무언가를 주어먹곤 했었다. 정신적으로 지쳐서 그런 행동이 나왔던 것 같다.
과외 끝나고 정말 힘들었는데, 할머니께서 콩물을 주셔서 한 번은 그냥, 두번째는 오이랑 같이 먹었다. 소금구이 치킨을 배달시킨 상태였는데 너무 배달이 안와서 간식 삼아 먹었다.
얼마 안가 치킨 배달이 왔다.
콜라를 빼달라고 요청드렸는데 그래서인지 떡튀김 서비스가 왔다. 절대 다 먹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혼자 다 싹쓸이를 해버렸다 ^^ ... 튀긴 치킨이 아니라, 소금구이어서 건강식이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에 칼로리를 검색한 것이 화근이었다. 칼로리를 알고 나니 갑자기 엄청난 죄책감이 들었고, 이걸 만회하기 위해 다음날 저녁 전까지 금식해야겠다면서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정신적으로 괴로워서였을까. 이 초콜렛도 세개를 먹고 라라스윗 아이스크림도 (초코바) 하나 먹었다.
그러고 나서 저녁에는 알바하러 가야 했기에, 저녁을 굶고 일을 하다 집에 왔다.
오전엔 과외, 저녁엔 학원 알바였기에 움직임도 많이 없었다.
의외로- 자기 전에 몸무게를 다시 재 보니 58.7kg였다. 늘긴 했지만, 내 생각보다 많이 늘지는 않아 안도했다.
반신욕을 하고, 스트레칭/폼롤러를 한 후 잠에 들었다.
시작은 좋았지만 조금 우울한 날이다. 비가 와서 날이 우중충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할 용기를 얻고, 음식과 감정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내가 이 식단 일지를 쓰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7월 19일도 본래의 계획이 다 틀어진, 우울하다면 우울한 날이다. 많이 먹어서 지금 조금 더부룩한 상태로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과식하는 것이 너무 습관화된 나머지 이정도 식사량을 내 몸이 정상적인 식사량으로 인식할까봐 조금 두렵다.
그래도 일단 중요한 것은, 이렇게 힘들 때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우울함을 직면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pms가 심할 때 식단일기를 써보자고 많이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늘은 우울한 날에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아 식단일기를 쓰고 있으니 이것도 하나의 큰 발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앞으로도 가급적 매일 이렇게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