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알리고부터 ’ 태교는 어떻게 해?‘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많은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하지만, 뭔가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안 하면 산모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음악도 클래식 같이 차분한 음악만 듣고, 무한 긍정사고를 하고, 좋은 말만 듣고 지내는 게 과연 좋은 태교일까? 그게 엄마가 될 ’나‘에게 맞지 않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좋은 태교란 곧 엄마인 내가 했을 때 기분 좋은 일들의 집합인 것 같다. 내가 보고,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 행복감을 느끼면 그게 결국 아이에게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을까? 남들이 말하는 ‘태교’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말고, 아이를 품고 있는 열 달간 스스로가 기분 좋아지는 순간을 자주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태교가 될 수 있다.
정성스럽게 집밥을 차려먹는 것,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티 없이 깨끗한 파란 하늘을 바라보는 것, 오랜 친구들 만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내 취향의 노래를 발견하는 것, 하루하루 꾸준히 피아노를 연습하며 재미를 발견하는 것, 오빠와 손을 잡고 윤슬이 보이는 바닷가를 걷는것 등등... 태교는 ’ 아이만‘ 행복해짐이 위한 것이 아닌 ’ 나와 아이‘ 즉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게 목적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