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약 6개월째 공동 육아휴직 중이다. 교대로 가 아니라 함께. 사회적 통념상 굉장히 특이한 결정이었다. 보통은 여자가 양육을 위해 최소 3개월~1년간 육아휴직을 쓰고, 남편은 회사에서 주어지는 출산휴가정도만 쓰고 복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니까.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아이가 태어난 뒤 1년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각자가 속해있는 조직의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운이 좋았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남편의 용기와 소신 덕분인지도 모른다. 보통은 아무리 제도적 지원이 있다고 해도 눈치를 보느라 그 제도를 과감히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인데 오빠는 과감히 육아휴직을 선택했다. 아쉽게도 한국사회에서 남자가 몇 개월 이상의 육아휴직을 쓰는 건 아직도 이례적인 일이다. 여자가 출산 후 휴직을 하는 건 당연하지만, 남자가 육아를 위해 휴직을 선택하면 ‘애를 네가 낳았냐’, ‘그럼 아내는 뭐 하는데?’라는 류의 질문이 던져지는 게 슬픈 현실이다. 물리적 특성상 여자만 아기를 낳을 수 있지만, 육아는 함께 하는 것임에도… 아무쪼록 현실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과감한(?) 선택을 결심해 준 오빠에게 고맙다.
부부가 함께 1년간의 육아휴직을 결심한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신생아 시절에 주말부부는 너무 힘들다는 것이 가장 첫 번째 이유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은퇴 이후 말고, 둘 다 커리어의 중반쯤에 이렇게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쉴 수 있는 시간은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육아가 진정한 ‘쉼’은 아니지만, 세 가족이 온전히 24시간 붙어 함께 있을 수 있는 날이 살면서 얼마나 될까? 싶었다. 또한 둘 다 개인적으로도 커리어를 한 번쯤 정비하는 시간도 되길 바랐다.
또한 부부가 공동 육아를 하며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휴직 이후, 복직한 뒤에도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겠지만, 새로운 가족 구성원과의 첫 1년인 만큼 하나의 팀으로서 합을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힘든 것은 나누고, 아이의 사소한 성장과 몸짓 하나에 함께 기뻐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휴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
이 결심을 하고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 부부는 같이 육아 휴직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 조금의 후회도 없다. 다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되려 주변의 예비 부모들에게 몇 개월만이라도 함께 아이를 키울 것을 적극 권장할 것이다. 물론 제도적 뒷받침이 미약한 것이 현실이지만, 만약 제도가 뒷받침되지만 ‘눈치’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꼭 아이를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보라고 격려하고 싶다. 그만큼 후회 없는 선택임을 경험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