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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May 22. 2021

0. 스마트폰을 향한 시선에서 벗어나보니

작은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오감으로 감각한 것들에 대한 기록

입체적 관찰은 상대의 여러모습을 헤아리려는 의지이다
-이슬아 작가




사실 지금까지 혼자 끄적여온 글이나 일기를 다시보면 주어는 대부분 ‘나’로 시작한다. ‘나’로 시작하는 글쓰기가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지만, 어느정도 글을 쓰다보면 내 시선에서만 갖혀있는 느낌이 든다. 글쓰기 나르시즘에 빠진듯한 느낌이랄까.. 글의 소재도 풍성해지지 않는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유튜브에서 본 이슬아 작가님의 세바시 강연은 큰 영감을 주었다. 주어를 나에서 너로 확장하며, 무심히 지나칠수있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나만 가득차있는 마음속에 다른사람들 초대해서 지경을 넓히는것’ 그것이 결국 글쓰기의 목적이라고 말씀해주시는데 큰 공감이되었다.


https://youtu.be/dr6z0JdcxbI

본받고 싶은 성실하고 따뜻한 이슬아 작가님


관찰을 하려면 시선을 타인과 주변으로 돌려야 하는데 나는 정 반대다. 길을 걸을때, 이동할때, 심지어 식사를 기다릴때도 내 시선은 스마트폰에 꽂혀있었다. 스크린 타임은 주당 평균 6-7시간 이상이었다. 편리하자고 스마트폰을 쓰는건데, 이건 거의 잠식되어살다 시피 하다보니 어느날 하루는 의식적으로 지하철 타고 이동하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어봤다. 매일 걷던 보라매공원인데 ‘이런게 있었었나’싶었고, 계절의 변화가 더 생생하게 피부로 느껴졌다. 소소하게 미소지을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 이를테면 커플 패딩을 입고 산책하는 노부부가 보였다. 이슬아 작가님 말처럼 나만 차있던 마음에 주변의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글을 오래 쓰고 싶다.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꾸준히 쓰고싶다. 글쓰기가 손에 익을 수록 오감이 살아있는 글을 쓰고 싶고, 글을 씀으로써 주변의 많은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섬세하고 따뜻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관찰하고 감각하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앞으로 이 곳에 쓸 글들은 그 연습의 기록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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