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용연 Aug 08. 2021

2020 올림픽 - 기억에 남기고 싶은 순간들

값진 노력과 과정들의 수집

오늘부로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펜싱부터 시작해 양궁, 수영, 태권도, 배구, 야구, 축구, 사격, 근대5종, 다이빙, 체조 등등.. 이렇게 많은 종목을 챙겨보고 응원한건 처음이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더 할나위없이 기뻤지만, 설령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해도 과정 속에 담긴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기에 메달 색깔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특히, 이번올림픽은 선수들의 간절함이 더 느껴졌던건 나만 그런걸까?) 올림픽 애청자였던 사람으로서 폐막이 아쉬워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들을 기록해본다.



1.  한국 양궁. - 공정이 만든 무패신화


해설위원을 맡은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혜진 선수는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까"라는 캐스터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래서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 . 아무리 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도 모두 제로 베이스로 시작해 오직 실력만으로 선발되는 양궁 대표팀의 공정성을 보여준 현답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특히나 ‘불공정함’에 쉽게 분노하게 되는 시기다보니 되려 이런 군더더기 없는  ‘공정함’, ‘투명함’이 더욱 주목받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김제덕 선수의 ‘화이팅’은 녹음해두었다가 기운 내고 싶을 때 듣고싶네.. (사진 출처 : 한국일보)



2. 계체를 위한 삭발 투혼 - 유도 강유정 선수


같은 경험이라고 하긴 조금 창피하지만, 나도 대학교  전국 태권도 동아리 대회에 나가기 위해 계체를 3-4 정도 경험했었다. 계체시간은 다가오고, 온몸에 수분을  뺐는데도 몸무게가 줄어들지 않을 , 정말 고통스럽다. 유도 강유정선수는 150g 빼려고, 과감히 머리를 밀었다. 삭발 , 씩씩하게 인터뷰하던 장면이 뉴스에 나왔는데 간절함이 느껴져 괜히 뭉클했다. 다음 파리 올림픽     있는 선수였으면 좋겠다.


정말 멋진 마인드.. (사진출처 : mbc 뉴스)


3. 이대훈선수의 마지막 올림픽


태권도를 배웠다보니, 늘 올림픽 때마다 태권도 경기를 챙겨본다. 언론에서도 ‘종주국의 자부심’이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메달부담을 주는 종목이다보니, 아마 다른 종목에 비해 태권도 대표팀 선수들도 부담이 심했을것 같다. 특히 세계 랭킹 1위인 이대훈 선수는 더 압박감이 있었겠지.. 비록 본인이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올림픽에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많은 태권도인들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선수임은 분명할듯!


패배했지만 상대선수의 승리를 치켜올려주는 갓대훈….(사진출처 : 조선일보)


4. 이다빈 선수의 1초전 헤드샷 


태권도에서 남은시간 1초면, 거의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아 졌다”라고 생각했을 그 시간에, 이다빈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발을 올렸다. 그렇게 역전승. 이 경기를 라이브로 본 내가 승자가 된 느낌…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https://youtu.be/Sc1uqEcGOGc

이건 영상으로 봐야한다…


5. 오늘의 나는 내일보다 젊습니다.


우리나라 탁구스타 신유빈 선수와 맞붙었던 룩셈부르크 국가대표 선수의 인터뷰. 탁구를 진심으로 즐기며 도전해왔기에 할 수 있는 말.




6. 누구보다 훨훨 날았던 높이 뛰기 우상혁 선수


이번 올림픽에는 ‘ 종목에 우리나라 선수가 나온다고?’라고 생각되는 종목들이 정말 많았다. <노는언니> 애청자로서 비인기종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찰나에, 이렇게 올림픽에서도 리우때까지는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들이 중계되고 해설까지 곁들여지니 더욱 풍성하게 즐길  있었던  같다.


  하나가 바로 육상. 달리기도 아니고 무려 높이 뛰기에 우리나라 선수가 나왔다.  경기도 라이브로 봤는데, 보는 내내 경기장의 하이텐션이 고스란히 전해져 나까지 기분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우상혁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높이 뛰기 선수의 mbti e 느낌이랄까…? 우상혁선수는 4위를 했는데, 자신은 전혀 후회가 없고 오늘 모든걸 쏟아부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즐기며 스포츠를 한다는게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

항상 파이팅 넘쳤던 우상혁선수


7. 미국 체조 선수 시몬바일스의 용기있는 기권


미국의 체조 여왕이자 독보적인 우승후보자로 불렸던 ‘시몬 바일스 경기 출전을 앞두고 깜짝 기권을 했다. 본인이 주목받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과 압박감이 매우 컸던것 같다. 아주 예전같았다면 ‘멘탈관리도 실력 같은 비난 받았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이상 그런 촌스러운 사고의 시대는 났다. 오히려 그녀의 선택을 응원하고 존중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나도 공감한다. 누가 뭐라하든 타인의 비난을 받는게 무서워  마음을 돌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니까.



8. 처음 들어본 근대 5종 경기. 이제 더 이상 ‘비인지’ 종목으로 남지 않기를


사실 근대 5종은 처음 들어봤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하루에 총 5종목을 대기시간 포함해 약 6시간동안 연달아 하는 종목이라 소위 만능캐들이 대거 출전한다. 이런 종목에 우리나라 선수가 두 명이나 출전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제는 남의 잔치가 아닌 우리의 잔치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많은 중계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비인지종목’으로 남지 않기를!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매일 6시에 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값진 첫 동메달.

https://youtu.be/MiGRPya26gI



9. teamkorea 여자배구팀의 4강 신화


사실 제일 많이 응원했던 종목이었다. 항상 주말 늦잠이 default인 내가 아침 9시에 일어나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까지 시청했다.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온 몸 던져 매 경기 최선을 다한 모습을 봐 왔기에 4강 자체도 정말 값진 결과라 생각한다. 김연경 선수가 작전타임에 후배들을 북돋으며 ‘해보자 해보자 후회없이 라고 말했었는데, 나는 과연 살면서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없을 만큼 치열하게 노력해본적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아무쪼록, 나중에 여자배구 직관 가고 싶을만큼 즐겼던 종목!


언니들 넘 멋져요 (사진출처 : joynews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