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일요일
일요일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하루이다.
하루 종일 온가족이 붙어 있다 보니 다툴 일이 없도록 온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고,
그러면서도 사이가 어느 정도는 끈끈해야 하며
나이 차이가 9년이나 나는 두 아이를 각자의 나이에 맞게 대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일은 삼시세끼를 해 먹는 일.
배달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외식은 나가기 귀찮아 더더욱 안좋아하는 가족 구성원들이다 보니,
하루 세끼를 해 먹어야 하는 미션이 매 주말이 되면 나에게 주어진다.
오늘 아침은 둘째가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일찍 나가야 한단다.
7시에 눈을 떠서, 바나나 한개와 모닝빵 한개, 방울토마토 다섯알로 아침을 챙겨주고
9시경 남편, 첫째와 함께 야채죽으로 아침을 먹었다.
양상추와 아보카도, 방울 토마토로 샐러드를 만들고
야채죽이 질린 첫째는 바나나와 방울 토마토만 먹겠다고 해서 곧 배가 고프겠군,,,생각했다.
10시 반경 모든 가족이 다시 집에 모이게 되었다.
점심은 냉동새우, 숙주 한봉지를 간장,굴소스,스리라차 소스 등을 이용해 잘 볶은 다음 덮밥을 해먹었다.
냉동실에 마련해둔 키트를 꺼내서 된찌를 짭쪼름하게 끓여 덮밥과 함께 사이드로 먹었더니 궁합이 꽤 괜찮다.
점심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두시반이 되어
다같이 주말 청소를 함께 했다.
남편은 쓰레기 분리수거를 담당하고, 나는 두아이의 도움을 받으며 청소기를 돌리고, 브라바 이모님을 돌려둔다 그러다보면 강아지 목욕을 남편이 연이어 하고, 주말의 청소는 마무리가 되어 간다.
오늘의 마지막 끼니인 저녁은 무엇으로 할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박스떼기로 사면 훨씬 싸다는 점에 홀딱 넘어가서 5kg 박스채 있는 양파와
푸릇푸릇 새싹이 나기 시작해 내 마음에 아주 부담이 되고 있는 감자 네알이 떠올라
마녀스프를 만들기로 결심해 본다.
소고기,당근, 양파, 감자, 양배추를 다듬고 씻어 깍둑썰기 하다 보니,
저녁으로 카레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재료를 볶볶하다가 커다란 웍에 재료를 세국자 퍼서 옮겨 담고
두개의 가스불에서 두가지 요리를 동시에 진행시켜본다.
이 얼마나 천재적인 선택이란 말인가!
마녀스프에는 추가로 토마토 네알과 토마토 퓨레 한병을 넣고 고형 카레 한덩어리, 한알육수를 투척해 푹 꿇여주고, 카레는 볶볶하다가 여왕소스와 카레가루를 넣어 뭉근하게 끓여준다.
이것으로 오늘의 저녁과 내일 첫째의 점심까지 해결되었다.
설거지까지 모두 마치고, 씻고 나오니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다.
8시부터 우리 가족은 스터디 윗미를 함께 하고 있다.
난 그 와중에 이렇게 오늘의 일기를 써본다.
살림 잘 하고 싶은 살림 못하는 워킹맘은 오늘 하루도 나름 최선을 다했다.
그저 쉽게 먹고 싶기도 하고,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기도 하지만.
이 정도 엄마의 노력으로 가족들의 건강이 좀 나아질 수 있다면 계속 이렇게 하고 싶다.
또 무엇보다 외식비를 아껴 부자가 되고 싶은 재테크에 관심 많은 워킹맘이니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잘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