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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Sep 14. 2019

오래도록 곁에 두고 싶은 책,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소설은 총 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일반적으로 우리가 유토피아를 혹은 디스토피아를 사유하는 방식을 뒤집는 이야기

2. 스펙트럼
'아름다운 생명체였다.'
마치 영화 <컨택트>를 연상케하는 인간과 외계인 조우의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가설

3. 공생 가설
신생아들의 언어 해석결과를 읽었을 때의 충격과 소름이란, 묘하고 새로운 상상력의 이야기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억만년의 시간과 수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하더라고,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
우리가 비난 할 수 없는 이야기

5. 감정의 물성
기쁨, 환희, 슬픔, 절망 그 모든 감정들이 인과관계를 배제하고 존재 자체로 중요하다는 것

6. 관내분실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는 흔히 애증이 얽힌 사이로 표현된다. 딸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삶을 재현하기를 거부하는 딸.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앓는 딸과 딸에 대한 애정을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하는 엄마. 여성으로 사는 삶을 공유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다른 세대를 살아야 하는 모녀 사이에는 다른 관계에는 없는 묘한 감정이 있다.'
'문든 떠올린 것은, 엄마와 함께 살던 집에는 엄마만의 방이 없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마인드라는 데이터화와 함께 저장할 수 있는 미래 시대. 데이터는 남아 있지만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주인공의 엄마는 이승이나 저승이나 똑같다. 이 소름끼치는 설정이 나에게 어찌나 무겁게 다가오던지. '관내분실'이라는 용어는 실제로 도서관에서 사용된다고 하던데 김초엽 작가의 스토리텔링에 또 한번 박수를...

7.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재경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래, 굳이 거기까지 가서 볼 필요는 없다니까. 재경의 말이 맞았다. 솔직히 목숨을 걸고 올 만큼 대단한 광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윤은 이 우주에 와야만 했다. 이 우주를 보고 싶었다. 가윤은 조망대에 서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까지 천천히 우주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언젠가 자신의 우주 영웅을 다시 만난다면, 그에게 우주 저편의 풍경이 꽤 멋졌다고 말해줄 것이다.'
마지막 문장을 읽고 제일 울컥했던 에피소드. 가윤과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들 이전에 존재했던 우리의 우주 영웅들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던 매 순간 빛났던 그들을 위해.

SF소설이라 명명되지만 사실은 우리가 과거에도 지금도 하고 있는 고민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미래 기술이 좋은 세상을 가져다 준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좋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무얼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려주는 것 같다. 몇번이고 다시 읽을 때도 처음 읽었을 때의 울컥함과 표현도기 어려운 감정들이 반복되면 좋겠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필서하고 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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