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었다. 책을 많이 읽어야지라는 다짐에 실행이 아직 못 따라가는 지금이지만, 소설에도 트렌드 같은 것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만큼 같은 결의 작품들이 눈에 보였고, 그 중에서도 강화길의 '음복', 김초엽의 '인지 공간', 장류진의 '연수', 장희원의 '우리의 환대'가 특히나, 아니 굉장히 인상적이였다.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는 특히나 마지막 그녀의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라는 대사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알것만 같아서 마음이 동했다.
1. 강화길 '음복'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권력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반전이 소름끼치게 다가왔다.
2. 김초엽의 '인지 공간'
김초엽 작가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후로 팬이 된 작가이다. '인지 공간' 텍스트를 본 순간부터 가슴이 두근거렸고 또 어떤 스토리텔링이 이어질지 기다려졌다.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나 또한 이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이였으며, 이브에게는 철저히 이방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역지사지의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였다. 다름의 정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격자, 인지공간이라고 명명되는 경계점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우리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3. 장류진의 '연수'
장류진 작가의 소설에는 언제나처럼 시니컬하지만 묘한 웃음코드가 있다. '연수' 또한 아주 디테일하고 센스있게 묘사된 운전 연수 이야기가 보는 내내 웃음을 짓게 했다. 그럼에도 시니컬한 웃음 대신 옅지만 희망의 웃음으로 엔딩을 맺어준 것에 감사하다.
4. 장희원의 '우리의 환대'
'우리의 환대'...............
마치 영화를 다 보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처럼 이야기가 끝나고 한 동안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나 또한 '우리'라는 이름으로 내 사람을 내 우리에 가둬두고 그들의 행복을 멋대로 정해버린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