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극장에서 내배우영업전 '박종환배우' GV를 보고,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었어
-박종환배우-
얼마전 배우 이정은이 영화제에서 한 수상소감이 화제가 되었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했었고 아주 오랫동안 무명생활을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 성공한 배우, 연예인들에게 무용담처럼 들려오는 그런 이야기를 발견할 때마다 나한테 드는 생각은 한 가지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런 분들을 보면 내가 영화계에 몸 담고 일했다고 말하기 민망한건 사실이다.
지금은 결국 학을 떼고 벌이로서는 영화를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야속하게도 영화 곁에 머물고 싶다. 아직도 영화를 하고 있는 친구들이나 전혀 다른 일을 하던 친구가 영화쪽으로 업종을 전환 한걸 보면 묘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오늘 지브이에서 박종환 배우는 영화를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없었냐는 질문에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 아니였기에 마음먹고 포기할 일도 없다고 하며, 그저 배우라는 범주 안에서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걸 했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나는 너무나도 마음먹고 시작한 일이 였기에 그만둘 때도 오래 사귄 연인과 이별하는 것마냥 궁상을 떨었다. 내 친구는 그 시절에 나를 보고 마치 불나방같다고 표현했는데,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요즘 나는 전혀 다른 일로 돈을 벌고 영화는 딱 내가 좋아하는 만큼만 소비하고 즐긴다. 그때그때 볼 수 있는 영 화를 보고 그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그러다 보면 마음 먹지 않아도, 아주 자연스럽게 내 범주가 만들어 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GV에서는 영화에 대한 연출적인 부분이나 배우, 혹은 현장에 대한 에피소드를 많이 듣는게 일반적이였는데 내배우영업전 GV는 꼭 소소하지만 특별하고, 특별하지만 소소한 오늘과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