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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Aug 05. 2021

스스로와 친해지는 시간.

<나는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3.

 나는 제안받은 5회의 상담을 모두 마쳤다. 보통 매주 상담을 진행했으며, 상담은 늘 한 주 동안의 나의 스토리, 기분, 생각, 욕구를 적고 공유하는 시간으로 시작된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내가 왜, 어떻게 하여 잘못된 신념을 가지게 되었는 지 알게 되었으며, 앞으로 조금은 편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조금씩 배워 가고 있다. 


 그런데 심리 상담 속에서도 나는 생각에 의한 선택을 내린 다는 사실에 선생님은 집중하셨다. 예를 들자면, 나는 할 일이 많거나 급한 일이 있으면 밤을 새서라도 일을 강행하는 편이었다. 이러한 성향은 본인에게 안 좋다는 사실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다. 선생님께서는 나의 강박같은 생각과 주관, 고집 등에게 좀 더 여유를 주기를 원하셨다. 상담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나는 의식적으로 내 삶에 여유를 주고자 했고 대표적인 방안은 회사에서 야근을 하지 않는 것이였다. 그래서 난 선생님께 야근을 안할려고 노력했고, 6시까지 일을 끝내기 위해 더 집중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선생님은 대답은 의외였다. 내 삶에 여유를 준 사실을 칭찬해 주 실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지금과 같이 선택을 내리는 과정은 또 다른 강박이나 관념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하셨다.


 야근 하면 안돼, 6시까지 모든 일을 마무리 해야 해, 라는 생각 말이다. 사고에 긍/부정과 must를 부여하는 나의 왜곡된 신념 만들기 습관 말이다. 선생님께서는 생각이 아니라 기분, 내 정서적 느낌에 집중하고 그로 인해 선택을 하기를 원하셨다. 

 정서적 원인을 통한 선택은 타인과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기 쉽다고도 하셨다.  


 5회의 상담 통한 나는 적어도 선생님과의 감정적 교류를 이루었다고 자신한다. 태엽을 꽉 조였던 내 삶에 여유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를 둘러싼 가족, 친구, 직장생활에서 조금 더 나를 돌아보고 서로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은 나에게 5회 추가 상담에 대한 의견을 여쭈셨지만 일단은 홀로서기를 해보려고 한다. 

 

 30년 동안 너무 수고했으며, 스스로를 너무나 방치했다는 느낌도 든다. ver3.0의 첫 해도 반년이 지났지만 큰 수확을 얻고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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