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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Jul 05. 2021

불합리한 신념의 고수.

<나는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2.

 전문가 선생님과 초기 상담을 마치고 나는 5회 상담을 진단? 추천? 권유? 받았다. 현재까지 초기상담을 제외하고 총 2회차의 상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불합리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과 그러한 신념을 고수하게 된 원인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는 성과를 벌써 얻었다. 나의 어릴 적 히스토리와 사연을 구구절절 밝힐 순 없겠지만 (딱히 밝힐 만한 이슈가 있는 것도 아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나는 '나는 힘들어하면 안돼', '나는 피곤해하면 안돼', ' 나는 부모님께 내 잘못을 다 갚고 효도해야 해' 라는 일련의 불합리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을 몇가지 밝히자면, 

1. 우선 나는 성직자, 종교인, 철학자가 아니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로서 타인에게 감정을 공감받을 때 존재감을 느낀다. 나는 나의 힘든 이야기를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사회적 존재감을 느낄 기회조차 박탈 시키고 있었다. 이러다가 정말 혼자가 되 버리면 나는 스스로 존재감을 찾을 수 없게 되 버린다.

2. 앞에서 말한 것들은 불합리한 신념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인간은 불안정하고 불안한 존재이다. 기초과학 등의 학문 또한 이러한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인간은 당연히 그러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런데 왜인지 나는 불합리한 관념으로 나는 그러면 안되는 인간을 끊임없이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이 밖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들만 밝혀보면 그러하다. 아직 2번밖에 상담을 하지 않았지만 벌써 마음이 많이 가벼워 졌다. 

 선생님께서는 정말 마음을 나눌 친구를 만나 나의 소소한 스토리, 그로 인한 생각, 감정, 욕구를 이야기하는 것과 일주일에 몇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라는 솔루션을 주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내가 느낄 불안정한 감정까지 고스란히 경험하라는 솔루션도 주셨다.


 상담은 일주일에 한번, 한 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 시간에도 내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타인을 통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이 정직한 순간에 점점 진심이 되어 가고 있었다. 하루가 지날 수록 가벼워지고 내 삶에 균형을 찾아가는 기분이다. 


 선생님께서 주신 솔루션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끝마친 순간에도 생각했던 것 만큼 큰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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