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들다고 말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1.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대표적인 건 슬픔은 나누면 반이 아니라 슬픈 사람이 2명이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약한 모습 보이고 싶지 않고, 세상 사람 모두 각자의 사연이 있는데 거기에 내 힘듬과 슬픔을 얹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크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리스너를 자청했으나 역으로 본인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고 나 또한 그런 포지셔닝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삶에 있어 크고 작은 고난들이 있었고, 나는 그럴 때마다 주변에 털어놓기 보다는 '사실은 그 때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었어, 지금은 이렇게 하기로 했고 이제는 괜찮아' 라고 과거형인 이벤트가 되서 나서야 주변인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 힘들다고 넋두리 할 때면 내 주변인들은 너가 그렇게 말 할 정도면 오죽하겠냐, 라는 반응이 있었고 역시나 나의 이런 이야기는 짐이 될 뿐이라는 생각에 나는 더 입을 닫았다.
문제는 나는 힘들고 지쳤다는 것이다. 힘드냐는 질문에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감정을 꾹 누르고, 괜찮다는 대답을 연신 내뱉었고 알게 모르게 내 속은 문드러지고 있었다. 얼마 전에 힘드냐는 질문에 대답 없이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 나 자신을 보고 참 바보같다는 생각과 끝도 없는 우울감에 빠져들었다. 이대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기대지 못하고 혼자 남으면 어떡하지, 혼자 말라비틀어 버릴 때 까지 아무도 날 찾지 못하면 어떡하지 라는 우울감에서 벗어나기가 힘들었다. 글쓴이는 세상에서 힘들어라는 세 마디 내 뱉기가 제일 힘들다. 누군가에게 너 요즘 어때? 힘들어? 라고 했을 때 '나 너무 힘들어 ㅠㅠ ! 그래서 이번주에 맛있는 카페를 갈거야!'라고 말하는 사람과 '아니 힘들지 않아, 괜찮아!'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자가 건강한 쪽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후자였다.
서른이 되고서야 난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 내 마음 건강을 위해서. 스스로 인정하고 변화하는 것이 힘들다면 전문가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는 내가 받은 솔루션과 나한테 일어나는 변화다. 누군가는 절대 이해하지 못할 고민일지 모르지만 내 사람들은 오랫동안 내 곁을 지켜줬다. 몇 일이 또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나한텐 제일 어렵고 힘든 이 일을 꼭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