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3
영화 <콜드워>를 보고,
닿을 수 없었던 사랑이 끝내 생전과 냉전을 넘어서야 완성된다.
2023.07.05
시집 <불온한 검은 피> 민음사 독서모임중, 허연 작가님의 말씀.
'유령처럼 남아서, 패배한 공화국'
'어디에도 구원은 없었던 시절, 세상에 대고 시를 썼다. 시가 날 구원했다.'
'예술은 본질을 향해 끝 없이 가는 것, 투박한 희망'
'내가 곱씹는 말들은 나의 계시가 된다.' '시를 곱씹으면 구원이 아닌 적이 없었다.'
'산다는 본질은 기쁨보다 슬픔이다. 모두 죽고 헤어지고..'
'그늘과 햇빛 중 그늘을 먼저 보는 사람이 글을 쓰고 연극을 만들고..'
책 <속죄>를 읽고,
찰나의 판단으로 평생에 걸친 비극을 돌려받은 세 주인공의 이야기.
떠올릴 필요조차 없는 어린 소년을 기다리는 현재의 로비. 추호의 의심도 없이 로비를 기다리는 세실리아. 속죄의 완성을 기다리는 브라이오니. 끔찍한 상상의 첫 문단을 시작한 브라이오니에게도 독자로서 몰입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 평생에 걸친 비극에 연속되는 속죄는 가능한 것일까.
2023.07.06
그를 가슴에 안고 곁을 내어주던 밤.
지나가는 밤이 아쉬워 떠오를 태양이 두려워
몇 번이나 붙잡아 두었던 새벽을 꽉 끌어안아.
2023.07.07
너는 거기 있을까.
나는 뭐가 두려운 걸까.
압도당하고 싶다, 지금 이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세상에 대고 소리치는 내 슬픔과 우울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하는, 하는, 하는...
내, 나의, 나의...
완벽히 타인임을 실감했던 순간은 예상보다 더 깊은 곳으로 날 끌어 당긴다. 몰래 쓴 편지를 발견한 건 오래전, 현실을 체험했던 건 바로 지금. 알았다.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였기에 알 수 없는 우울이라 명명했던 것이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이런 순간을 더 마주하게 될까. 마주한 순간마다 슬픔을 소리칠 수 있을까. 어쩐지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던 밤들이 우습기만 하다. 우리의 불행은 닮지 않았지만 결핍을 나눠 가진 밤들이 있었다. 그 끝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23.07.10
영화 <잠입자>를 보고,
황동빛의 세상이라도 그저 절망하며 살아가고 믿음을 희구하는 것. '구역'앞에 자유롭게 소원을 외칠 수 있는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잿빛의 무딘 삶을 뒤로하고 고통과 함께 하는 삶에 구원과 희망이 있었음을.
I knew there'd be a lot of sorrow but I'd rather know bitter-sweet happiness than a grey, uneventful life. And I've never regretted it, Never. There was a lot of grief, and fear, and pain but I've never regretted it, nor envied anyone. It's just a fate. It's life. It's us.
And if there were no sorrow in our lives, it wouldn't be better. It would be worse. Because then there'd be no happiness, either. And there'd be no hope.
2023.07.12
책 <남자의 자리>를 읽고,
늘 문학보다 삶이 앞선다고 했던 작가, 아니 에르노. 아버지가 있었던 남자의 자리를 통해 어머니의 남편을, 본인의 아버지의 인생을 조망한다. 잠시 집과 소원했던 어린 시절도 있었으나 이렇게 구십년 평생의 아버지 인생을 묘사할 수 있다는 지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2023.07.14
나의 불행에 춤춰줄 누군가.
나의 불행을 마주보게 하는 사람
내가 정말 나아지고 있을까? 가끔은 나아지고 있다기 보단 그냥 적응해가는 느낌이다. 그냥 적응해가는 느낌.. 그게 좋은 방향인지는 모르겠다.
2023.07.18
책 <안락>을 읽고,
주인공은 지혜였을까, 이삭이였을까, 금래 할머니였을까. 마지막 10의 행동을 하기까지 9의 지나온 시간들의 의미를 알게 한다. 작가의 인간 긍정이 묻어나는 소설, 다른 작품들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