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의 행복

by 정승빈


약속 시간에 빠듯할 것 같아 택시를 탔습니다.

한참 도로 위를 달리고 있을 때쯤,

기사는 대뜸 내게 행복하냐고 물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에 대해 말했지만,

그것은 개인적이고도 주관적인 것이라 반은 공감하면서도 반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야기가 점점 자기 자랑으로 확대되는 것 같아

조금은 행복을 강요하는 사람 같은 의심도 들었지만,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내게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아

이 기사는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의 물음에 네'라고 짧게 대답은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실 저는 그렇게 행복하지도,

그렇게 불행하지도 않은 사람 같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 사이를 아슬하게 걷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아주 작은 일에도 행복해지기도 하고 슬퍼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만리동 고갯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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