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연수 가즈아!
9월 중순 어느 날이었다.
무심코 웹서핑 하던 중 영어 가족연수라는 블로그를 보게 되었고 나도 가족연수 한번 가볼까?
2020년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히고 딱 3년이 되는 이 시점... 이유 아닌 이유를 만들고 있었다.
떠나볼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봐야 할까?
우선 웹서핑을 통해서 관련 정보들을 수집했다.
동남아 영어 교육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들부터 알아보자.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서구권은 다소 아니 많이 경제적으로 무리가 될 것 같기에 바로 포기.
인플레이션, 전 세계 강달러로 환율은 이미 1달러에 1,400원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하... 파월 아저씨... 밉다.)
여러 블로그들을 확인 후 정보를 취합하고 최종적으로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두 곳으로 압축되었다.
어느 정도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고 나서 와이프에게 물어봤다.
"여보님, 우리 영어 가족연수 갈래?, 아가들 영어 공부도 시키고 ~ 어때?"
"동남아 쪽으로 알아보고 있어 말레이시아랑 필리핀"
와이프는 단숨에 나의 질문에 답을 했다.
"가자"
어쩌면 나보다 와이프가 더 가고 싶은 눈치다? 반신 반의 했는데 너 확실한 답변에 오히려 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확고했다.
와이프의 큰 지원에 힘입어 속도를 더해 세부적인 정보를 취합했다.
쾌적하고 편리하고 도외적인 느낌은 말레이시아
가격적인 메리트는 필리핀
두 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어학원과 숙박시설이 같이 있는 곳이 많지 않았고 필리핀의 경우 대부분 어학원과 숙박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 많았다.
또한 식사의 경우도 말레이시아는 대부분 직접 해결해야 했고 필리핀의 경우는 대부분 식대까지 포함인 경우가 많아 오랜 고민 없이 필리핀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거기까지 가서 밥 하라고" 와이프님의 말씀에, "그래서 내가 필리핀으로 가려고..."
자 이제 필리핀 많고 많은 섬 중에 어디를 가볼까?
마닐라, 세부, 보홀, 보라카이, 바기오 등등
필리핀 어학연수의 메카는 세부였다. 물론 각 지역별로 특색 있고 장단점이 있지만 세부 쪽 어학원이 제일 활성화되어 있었다. 코로나로 국경이 막힌 근 2년 동안 많은 지역의 어학원들도 문 닫은 곳도 많고 올여름부터 재 오픈하여 학생을 모집하는 어학원에 대부분이었다.
몇 군데 어학원을 통해 정보를 알아보던 중,
9월경에 이미 인기 있는 어학원들은 대부분 마감이 되었다.
3개월 정도 미리 알아본 건데도 이렇게 빨리 마감되었다고? 이쪽 상황을 모르는 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설마 우리 가족 4명 갈 수 있는 어학원이 없겠어?'라는 생각으로 각 지역 유명 어학원에 메일과 연락을 돌렸다.
어학원도 몇 군데로 압축되어가는 중 바콜로드라는 지역의 어학원을 추천받았다.
'바콜로드? - 처음 들어보는데'
필리핀은 모두 다 아는 것처럼 섬나라이고 바콜로드는 필리핀에서 3~4번째로 큰 섬 중에 가장 큰 도시 중에 하나이고 사탕수수 수출을 많이 한다는 정보, 필리핀의 제1의 경제 도시(이건 나중에 튜터가 나에게 바콜로드 자랑 시 알게 되었음.)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바콜로드 지역에 더 큰 호기심이 갔다.
바콜로드를 추천해주신 선생님과 1시간 훌쩍 넘게 상담을 받는 시간에 이미 마음은 필리핀 현지에 가 있었다. 보통은 무슨 일을 결정하기 전 몇 번을 고심하고 다양한 대응방법을 확인 후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나는... 그 선생님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달변가 말씀에 제대로 낚였다.
객관적인 지표(가격)와 다른 필리핀 도시 및 어학원의 장단점을 스스럼없이 설명해 주시면서 오히려 더 신뢰감이 쌓였다.
"선생님!!! 계좌 주세요, 계약금 바로 보내 드릴게요."
11월에 출발하면 조금 더 좋은 환경과 가격까지 할인된다고? 그럼 11월에 가야지!
와이프는 "애들 학교는 어떻게 하고 11월에 가?"
용감하게 답변했다.
"학교 빼, 가자"
그렇게 우리 가족은 머나먼 필리핀 바콜로드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