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기간
11월 26일 출국이었기에 준비물 챙기고 아가들 학교에 이야기하고 하는 것들은 11월 초부터 준비했다.
순조롭게 준비 중이었다.
온 가족이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해외에 체류하는 것이 첨이라 한동안 거실에는 현지에서 사용할 여름옷, 상비약, 비상식량?, 책 등으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평소 출장을 가던 여행을 가던 혹시나 사용할 수도 있고, 입을 수도 있고 하니... 필요이상으로 짐을 많이 챙겼던 나는 이번에도 이것저것 챙기니 어김없이 내짐만 한 가득이다.
줄이고 줄여도.. 줄여지지 않는 내짐들....
한참을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무슨 옷을 이렇게 많이 가지고 가나며 핀잔을 주시고 덩달아 따님과 아드님께서도 옆에서 엄마를 거들었다.
"아빠, 무슨 옷을 이렇게 많이 가져가요? 아빠짐이 우리 집에서 제일 많아!"
줄이고 줄이고 줄였다.
필요한 물품들을 다 챙기고, 거실에 케리어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어 갈 때쯤 되니 이제 좀 실감이 났다.
진짜 가는구나...
주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갔다 조용히 올 계획이었으나 그래도 가까운 분들께는 알리고 가는 것이 좋겠다 싶어 친익척 분들과 지인분들께 인사드리니 진짜 잘 생각했다며 좋은 추억 많이 쌓고 오라고 격려도 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다. 주변에 이야기 하고 가는건 잘 한 일인듯...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나고... 하나의 관문만 넘기면 된다.
4인가족 = 캐리어 개수 상관없이 4명이니 최대 80kg까지만 화물 가능
우리 짐은 이미 88kg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미 몇 번을 점검했기에... 더 이상 뺄 것은 없었고 우리의 작전은 내일 추가 차지를 내야 하는 상황이면 컵라면 2박스는 과감히 포기하고, 아가들 볼 책들은 화물로 보내지 않고 배낭에 넣어 직접 가지고 가는 것으로 전략을 수립했다.
출발당일, 아침 8시 비행기라 새벽 4시에 출발
다행히 항공사 카운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고 우리 가방은 하나씩 저울에 올라 가는데...
"무게가 8kg 정도 초과 되었네요"라고 말씀하시고 무언가를 더 이야기하려는 순간 내가 말을 이어갔다.
"살려 주십쇼, 라면 못 가지고 가면 선물로 드리고 가야 합니다."라고 박력 있게... 통했다.
마음씨 좋은 카운터 직원분께서는 피식 웃으시더니, 화물 그냥 보내 드리겠다며...
그렇게 우리의 비상식량 컵라면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었다.
출발이 좋은 아침이다.
파란 하늘 위에서...
영어는 덤이고, 가족들과 좋은 추억 만들고 가야지....라는 생각과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생각등 만감이 교차했지만 이젠 무를 수 없다.
즐기자.
Suddenly....
꿈을 크게 가져라. 꿈이 작던 크던 들어가는 품은 똑같다.라고 누군가 말씀해 주셨는데, 생뚱맞게 이게 왜 생각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