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내가 여학교에 재학중 일때 우리들은 팝송을 좋아 했다.점심 시간 이면 책, 걸상을 교실 뒷편으로 밀어놓고 트위스트 파티를 벌였다. Sad movie,The end of the world,노노레타,The young ones등 많은 팝송들을 듣고 따라 부르곤 했다.고3때 영어 선생님이 졸업 선물로 패티페이지의 I went to your wedding을 가사번역과 함께 가르쳐 주셨다. 우리는 .영어시간이 되면 수업전에 다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그곡을 부른후 수업을 시작 했다. 65년에 여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한후 방송실에 들어갔다. 아침 수업전과 점심시간에 spot news와 음악을 내보내는 방송을 하며 매일 클래식과 팝송을 많이도 들었다. 기끔 종로에 있던 디쉐네와 르네상스(클래식 전문)음악 감상실에 가기도 했다. 클래식, 팝송, 경음악(빌리본악단. 벤처스악단),샹송 파두,칸소네,남미음악,우리가곡과 클래식음악들을 기분따라 분위기따라 감상하고 즐겼다.지나고보니 너무나 아름답고 푸르던 나날들 이었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부베의연인)등 주옥같은 영화음악도 많았다. .방송실 일에 몰두 하고 있을때 서소문에 동양방송이 있었는데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이 있어 우리도 출연 했었다. TBC(동양방송)에서 출연료를 받으면 방송실식구들 모두 명동 유네스코 골목에서 곱창구이와 막걸리를 마셨다. 남산에 있던 kBS에서 대학방송극 경연대회가 있을땐 임시 성우가 되어 참가했다. 이태원에 있던 VUNC(유엔군 총사령부 방송)에도 대학생 참여 프로그램이 있어 참가하곤 했는데 그곳에 녹음하러 갔던 65년도에 처음 화장실의 양변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VUNC녹음이 끝나면 항상 이태원 재래시장내에 있는 백반집에서 점심을 먹었었다.그때 우리들은 모두 건강미가 넘쳤고 꿈도 많았었다.
8~9년전쯤 수원에 살때는 경기도 아트센타에서 주부들을 위한 음악프로그램이 많았었다.(지금도 그럴거 같다) 내가 이용하던 프로그램은 오전에 아름다운 도시를 영상으로 둘러보며 그도시와 관련된 음악가의 대한 소개와 설명을 듣고 초대한 성악가의 아리아를 듣는 형식 이었다. 점심시간에 맞줘 음악회가 끝나면 나갈때 기내식 형태의 도시락과 커피를 준다.65세 이상에게 반값 혜택도 있다.
친구와 함께 음악의 여운에 젖은채 아트센타 정원에 앉아 점심을 먹는 행복감이라니.
요즘은 유튜브에서 원하는 음악을 아무때나 멍진 영상과 함께 감상할수 있어 눈과귀가 호강을한다. 추운 겨울밤 아늑한 거실에서 따듯한 차한잔 마주하고 so미루시아가 부르는 솔베이지의노래를 듣고 있으면 최상의 호사를 누리는 기분이 든다. 젊은시절이 생각날땐 어느 소녀에게 바친사랑.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Am I that easy to forget을 들으며 추억에 잠긴다. 마음이 답답한날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1번을, 춤곡 볼레로를 듣고싶다.
지금도 나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팻분의 캐롤을 들어야 크리스마스 같다. 또한 음악은 조용한 밤에 혼자 들을때 더큰 감동을 준다.
음악엔 문외한이지만 자주듣다보니 좋은 친구처럼 느껴졌다. 졸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면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음악은 항상 좋은 친구 같았다. 음악은 희로애락에 따른 모든 감성에 공감해 주는 능력의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