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피곤이 몰려올때, 잠시 소파에 누워 거실 창밖의 하늘을 본다. 서서 보는 하늘이 아닌 누워서 보는 하늘,거꾸로 보는 하늘이다. 누워서 하늘을 보면 하늘의 온전한 평면을 볼 기회를 만난다. 서서 볼 때와는 다른 하늘, 평소의 하늘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구름이 아름다운 날은 멋진 구름으로 또다른 하늘그림을 감상 할 수가 있다.
나는 가끔 목을 젖혀 하늘을 보고, 건물을 보고 나무를 본다. 항상 경험하는 시야와는 다른, 좀더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등산을 갈때나 공원을 산책할때 잠시 나무 아래에서 고개를 젖히고 나무를 올려다 본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겹치며 펼쳐지는 나뭇잎들이 서서 볼때보다 생동감 있고 아름다워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곳에 서 있을 때에도 머리를 젖히고 고층건물을 거꾸로 구경한다. 하늘에서 시작된 거대하고 기하학적인 조형물을 보는듯 하다.
거꾸로 보기의 매력만큼 기까이 보기와 멀리 보기도 각각의 맛이 다르다. 무심히 보이던 것들도 가까이서 보면 생각지 못했던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이 숨어 있다. 길가의 작은 풀꽃도, 움트는 새싹도 가까이 보아야 그 고운 자태를 알수 있다. 무심히 지나면 보이지 않을 것들이다.
때로는 멀리서 보는것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 가까이에서 볼때는 그저그렇고 예쁠것도 없는 것들도 멀리서 보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아름답고 멋이 있다. 보는 방향을 조금 바꾸면 다양한 면을 보고 느낄수 있다.
사진을 찍어보면 더 확실하게 알수 있다. 찍는 방향에따라 위치에 따라 사물의 모양과 느낌이 다름을 알게된다.
군락을 이루며 피는 꽃밭을 자세히 보면 처진잎, 시든잎, 부러진 가지등 무질서 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좀 떨어져서 멀리보면 멋진 꽃의 군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도시의 곳곳마다, 집집마다 좋은일만 있겠는가.
나름의 사연과 고단함, 질병과 고통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밤이되고 하나둘 불이 켜지면 도시의 건물들은 모두가 다 아름다운 야경이 된다.
야경속에는 갈등과 고통도 모든 부조리와 미움도 묻히고 숨어 버린다. 어우러져 사는 모든 것은 멀리서 볼때가 아름답다.
사람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예의를 갖춰 바라보면 모두 아름답다. 사람들 사이에도 보는 방향을 조금 바꾸면 알지 못했던 면이 보인다.
정면보다 옆모습이 더 아름다운 사람도 있다. 정면으로 맞서기 보다 측면으로 다가서면 더 부드러운 관계가 형성 될수도 있다. 어떤이들의 뒷모습에선 측은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들의 모습이 한면만 있는건아니다. 나는 모든이들에게서 아름다운 면을 찾아볼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일방적이고 경직된 시각으로 보기보다 상황에 따른 시선으로 살피고 이해하면 미움과 갈등은 사라지고 그들의 따듯한 면을 발견 할수 있을것이다.
나는
유연한 마음으로 시선의 방향을 바꿀줄 아는 너그러운 사람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