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글쓰기

당신 삶의 낙은 무엇인가

by 오로롱도로롱

“삶에 놀이가 없다.”


아마 작년 초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은 당장의 행복보단 앞으로의 행복에 대한 기대에 기대어 살기도 한다. 짧게는 쉬는시간, 점심시간, 퇴근, 주말 혹은 은퇴후의 삶이라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교사들은 대부분 방학을 기다리며 산다. 지금이 힘들어도 방학하면 좀 쉴 수 있으니 고생을 하더라도 “아무튼 방학만 하면 내가 말이야~”하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운이 좋은 것이고 대부분의 직장인은 방학은 없다. 그렇다면 주말에 기대어 살고 있는 걸까? 여름휴가 겨울휴가 같은것이 있나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주말이 별로 즐겁지 않은 사람도 있다.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건 좋으나, 방학이라고 딱히 별게 없는 사람도 많으니깐.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별다른 취미랄게 없다. 바에 가서 술마시기? 글쓰기는 취미라기엔 유희적이진 않으니말이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곤 했다. “요즘 삶의 낙이 뭐에요?“ 이렇게 물었을때 자신있게 ”무엇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들 자조적으로 ”저도 낙이 없어요~“라거나 아마도 자녀를 보는 것이 낙이라고 이야기 하는(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표정은 어쩐지 쓸쓸…)분은 종종 있었다.


취미를 가져야 한다. 막상 주말을 기다리지만 주말이 그저 늦게 일어나는 평일과 별반 다를바 없으면 너무 안타까운 것이다. 그래서 나도 취미를 가지고자 노력했던 적이 있다. 먼저 내가 취미라고 말할 만한 것은 ”헬스“이다. 주에 3회정도 가(려)고 하고, 운동한지도 꽤 됐기 때문에, 혼자서 이것저것 새로운것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헬스는 재.미.가.없.다. 헬스를 재밌다고 한느 사람도 사실 잘 납득이 안될 정도다. 무거운 것을 밀고 끌고 당기는데 특별히 재미가 있을만한게 없지 않은가. 하나 재미가 있다면 자신이 몸이 좀더 근사하게 변해가는 것인데, 그것도 초반에나 좀 변하지 지금에 나는 앵간치 열심히 하지 않는한 드라마틱하게 변화가 없는 구간에 온 것 같다. 그저 미용을 위해 적당한 시간을 투자하는 느낌일 뿐이다.


그 다음은 영화보기였다. 영화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고. “죽기전에 봐야하는 100선”이런것을 보면 지나치기 어려워하는 성격이라 볼 영화도 자꾸 나왔다. 취향이 대쪽같아서 일본 영화를 좋아하고, 좀 음침하거나 음울한 분위기지만 슬쩍 희망찬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영화가 좋다. 이와이 슌지 영화나 예전 한국 코미디 영화같은것 말이다. 이건 취미라고 할법하긴 한데, 영화를 보는건 뭔가 좀더 잔잔한 기쁨을 준다. 웃거나 하지 않고, 삶의 낙이라고 부를 만큼 재밌지 않다.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혹자는 클라이밍이나 밴드같이 사람들과 어울리며 몸도 쓰고 인간관계도 더하고 그런 것을 추천했다. 나역시 그런게 나랑 맞는거 같다. 나는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entp니까. 하지만 그런걸 또 생각해보면 그런 관계에 들어가버리면 책임이 생길것이고(가령 일주일에 한번씩 꼭 가야한다 라든지) 질리더라도 책임감에 가야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걸 생각하게 된다. 하여튼 이새끼는 생각이 많은데 그 생각이 다 핑계라 문제다.


어쩔지는 모르겠다. 삶이 권태로울쯤에 삶이 격동한다. 겁이 많은 나같은 사람이 걸어온 길은 누군가가 이미 몇번은 걸어서 발자국도 남지 않을만큼 평평한 땅이 되었다. 지도에도 나온다. 나는 그 길의 가장자리조차도 가지 않고 걸어가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러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허리케인을 타고 날아간 도로시마냥 외딴 길에 놓여졌다. 겁이 나기도 애매할 만큼 맥락이 없어서, 인지부조화를 겪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 남의 삶이었다면 참 재미있는 일이구만~ 하면서 넘어갈텐데 막상 내 일이 되면 참 어려워지는 것이다. 낙관에 기대어 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직 젊다는 주문 속에 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뭐든 열심히 하면 아무튼 잘될거라는 기도에 가까운 말에 기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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