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함박눈

by 맨드리김희주


벚꽃 함박눈

맨드리김희주





집 앞 단골 미용실 옆

커다란 벚꽃나무 아래

옹기종기 모여 순간을 찍어 담는다



겨우내 기다리던 눈꽃송이가

따뜻한 봄날 벚꽃 눈으로

살랑살랑 손바닥 위에

어깨 위에 쓰다듬는 듯

스르르 떨어진다



고사리 손으로 만든 눈사람이 녹을까

밤을 지새웠던 다섯 살 아이에게

여러 해 눈을 기다려 준 고마움을 담아

추억 담아 바람 따라 꽃눈송이로 찾아왔다



뭉쳐지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벚꽃 눈송이는

엄마 따라 꽃구경 나온 열 다섯 아가씨의

노오란 꽃무늬 치마를 살랑 잡아당기며

여러 해 전 기억을 함박눈처럼 쏟아붓는다



십 수년 전 내리는 눈에 강아지 같던 아이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따뜻한 함박눈을 맞는다

여러 해 내리지 못한 눈들이

남쪽 나라에 제일 먼저 꽃눈을 뿌려

펑펑 눈 대신 벚꽃 함박눈이 쌓였다



집 앞 단골 미용실 옆

커다란 벚꽃나무 아래에

옅은 봄색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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