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 귀퉁이에 거미줄이 날 반긴다
눈인사를 할까 하다 움찔했다
부동산 방 보러 온 사람처럼 긴장이 된다
현관문 비밀번호가 그대로라 반갑다
쾌쾌한 먼지가 쌓였는데 모래그림을 그려도 되겠다
부엌 개수대에 설거지 거리가 있는지 쓱 보았고
처음 열어본 사람처럼 냉장고를 열어 둘러보았다
화장실의 불을 켜서 변기에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안방 가구 배치가 변한 게 없는지 들어갔다 나왔다
훔쳐 갈 것 없었는지 도둑 든 흔적이 없어 살짝 아쉽다
비어있던 여기는 내가 있던 곳이고
내가 있었을 때는 빈 공간이 아니었다
내가 자리를 비우면 세상이 무너질 줄 알았지만
세상은 그대로 잘 돌아간다
이제서야 돌아왔다 이제서야 거울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