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연대

각자, 또 함께

by 나몽

집 앞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공원 초입에 자리한 곳이라 그런지, 가는 길도 이쁘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늦은 오후가 되면 따뜻한 햇살이 닿는 자리가 있는데,

그곳에 앉으면 카페 전체가 한눈에 담긴다.

할 일을 하다가 가끔씩 고개를 들어 앞을 보면

시간대별로 카페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져있다.


점심 직후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던 사람들은

어느새 지나가고, 밖이 어두워질수록

뜨문뜨문, 혼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어둠 속에서

작지만 밝게 일렁거리는 촛불들처럼 보인다.


혼자 사색할 줄 아는 사람들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묘한 동질감을 느껴서일까,

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편하게 느껴진다.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는, 이 느슨한 연대가 좋다.


퇴사를 하고 공부를 시작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게 되었는데,

그래도 사람은 결국 사람들 속에 있어야 하나 보다.

이들과 함께, 또 따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위로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위로가 되는 걸 보니, 나름 외로웠나 보다.


요즘의 나는,

복잡하고 넓은 관계 대신

이 느슨한 소속감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