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었으니까

by 나몽

그런 날이 있다.


울고 싶은데 스스로 납득할만한 마땅한 이유가 없어서 울지 못하다가, 누군가의 작은 실수를 포착하고 ‘옳거니’ 하고 울어버리는 날.


당황스러움은 상대방의 몫이지만, 나는 오늘 울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관점에 따라서는 충분히 섭섭할 수도 있는 말이었으니까, 결국 울음을 터뜨려버린다.


그렇게 눈물 속을 걷다 보면, 무장해제된 나를 발견하고, 그제야 비로소, ‘아 내 마음이 이랬구나‘ 하고 알게 된다. 괜찮은 척 버틴 하루였는데, 사실 아니었던 내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그 순간, 작은 희열이 남는다. 상대방의 당혹스러움은 애써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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