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움마저 증명해야 되는 삶
우리는 언제부터 놀이를 잃어버렸을까.
어린아이에게 놀이는 삶 그 자체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아이의 하루는 놀이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고,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이며, 자신을 확장해 가는 통로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놀이는 점점 삶의 외곽으로 밀려난다.
인생의 권태를 이겨내기 위해선 어른에게도 놀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어른들에게 놀이라고 부를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레고를 쌓고, 스티커를 붙이던 놀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그때와 같은 설렘을 주지 못한다. 대신 해외여행처럼,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만 비로소 설렘을 느끼게 되었다. 놀이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되어버린 셈이다. 무엇보다, 어는 순간부터 어른의 놀이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SNS 속에서 나의 즐거움을 증명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삶의 무게를 느끼다보면, 그저 즐기기만 하는 행위는 어딘가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할 일이 산더미고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눈앞에 보이는데, 마냥 즐거워만 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어야 하고, 쓸모가 있어야 하며, 결국에는 무엇인가로 남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매 순간 그렇게만 살면 인생이 너무 숨 가쁘지 않은가. 인생의 즐거움에만 빠져 사는 것도 문제지만,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것 또한 참 비극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진다. 우리 어른들도 순수한 놀이가 가능할까.
아무 목적도 없이, 결과물이 남지 않아도 되고,
그저 즐겁기만 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하는 시간.
이제는 그것을 다시 찾고 싶다.
얕고 가쁜 숨을 쉬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숨을 고를 수 있게,
나에게 작은 산소통 하나 쥐어주고 싶다.
당신에게는, 어떤 산소통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