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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츠브로 Oct 07. 2023

입술

우리는 키스를 하잖아.

키스는 이가 없어서

아무것도 삼킬 수 없고

그냥 죽는 수밖에 없었던 동료를

구하는데서부터 시작한 거거든.

대신 씹어서 입에서 입으로 음식물을

전달하다가

키스를 하게 된 거야.


동물들은 입술이 없잖아.

붉은 입술은 속살이야.

입맞춤을 좀 더 잘하려고 그렇게 불거지도록

진화한 거지.


뼈는 또 어떻고.

동물들은 작은 골절로도 죽을 수밖에 없어.

다리가 부러져 절뚝거리면

동물들은 버리고 가버려.

부러진 채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죽는 거지.

그런데 인간의 화석에는 부러진 다리가 붙은 흔적이 있대.

다리가 붙을 때까지

다른 동료들이 먹여 살린 거지.

인간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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