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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비 Jun 17. 2024

[서평]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송명화

소녀의 마음으로 여전사의 의지로!

아마릴리스? 아마조네스!


꽃 이름을 알려달라는 친구의 말에 우연한 실수가 싶은 사색으로 연결된다. 꽃을 다듬고 바라보는 이토록 소녀같은 저자, 잔인한 영화가 못내 현실과 구별되지 않아 보던 영화를 뒤로하고 나오는 소녀같은 저자이다. 하지만 가녀리고 아름다운 꽃에서 아마조네스의 의지를 발견해내고 그런 의지를 붙들고 높이어 자연을 지켜내고자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이 행간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저자가 저어새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장에서는 영화 <수라>를 보고 곡을 쓰고 글을 썼던 내 마음을 발견했다. 또 다대포 바닷가에서 60대의 나이는 모래밭에 던져두고 순수함만 이고지고  호모루덴스가 되는 모습에서는 평생 내가 즐거워하는 일을 놀이처럼 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심도. 


자주 보이다 보이지 않는 이웃의 안부를 걱정하는 모습에서 나의 이웃도 이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고, 엄마를 생각하는 여러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눌러진 눈물 버튼. 그리고 저자도 나도 선생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 만나왔던 좋은 선생님의 기억을 들추며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나는 누구에게 그런 선생이 될 수 있으려나. 선생님의 글씨를 오려 따로 간직하는 그 순수한 마음이 아직도 그대로인 것 같은 송명화님의 순수함. 책을 사랑해 쌓아두고 꽂아두고 그러고도 넘쳐흐르는 책은 정리해야 하는 같은 입장을 지닌 나이기에 그 순수함을 조금 훔쳐 담았던 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faFuQk9SgCU

저어새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그 마음으로 수라를 걱정했던 나의 음악을 놓는다. 



글 김혜정 

예술인문학자/플루티스트/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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