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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육을 넘는 전략기관으로

공공 HRD 대전환을 위한 제언

인재개발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미래 공직을 실험하고 예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 나라의 미래는 그 국민의 역량을 얼마나 조직적으로, 전략적으로 길러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말처럼, 오늘날 공공의 품격은 행정 시스템보다 그 안의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켰는가에 따라 판가름 난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그동안 중앙부처 공무원의 정책 이해와 직무 능력 강화를 위한 교육 중심 기관으로 기능해 왔지만, 급변하는 정책 환경과 초연결 사회가 요구하는 공직 리더십의 복합성과 전략성 앞에서는 단순한 연수기관 이상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국가정책 실행력을 길러내는 전략 플랫폼으로의 진화가 불가피하며, 그에 따라 인재개발원장은 더 이상 교육 운영 총괄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공직사회의 미래 리더십을 설계하는 전략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 칼럼니스트】

2025년 인재개발 종합계획은 이미 공무원 인재개발의 방향을 정책 중심 성과 창출형 교육체계로 전환하고 있으며, 정책성과에 기여하는 교육, AI 기반 리스킬링, MZ세대 맞춤 직무교육 강화 등을 통해 전략적 교육 설계가 가능하도록 기획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교과목 편성과 교수법 개선 차원이 아니라, 국정철학과 과제를 관통하는 리더십 육성 체계의 구축을 뜻하며, 인재개발원이 정책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실천형 인재 양성의 허브가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현재 인재원은 민관 교육발전협의회, HRD 포럼, 글로벌 교류 네트워크 등 거버넌스형 HRD 허브의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AI 콘텐츠 개발과 가상 휴먼 기반 교육 실험까지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가 정책성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단발성 강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실습형 문제해결 중심의 성과연계 교육체계로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 국민 설득형 정책소통, 위기관리 리더십과 같은 핵심 과제는 단일 부처 차원이 아닌 행정 통합형 대응을 요하며, 이 과정에서 인재개발원은 전략적 설계자이자 정책 실행 역량 강화의 촉진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 다만 이러한 이상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조적 제약을 넘어서야 한다. 평균 1~2년에 불과한 기관장 임기 내에는 장기 전략을 설계하고 완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 인재개발 로드맵과 이행 평가 체계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며, 비전이 개인에 귀속되지 않고 시스템의 일부로 내재화되어야 한다. 또한 여전히 교육의 성과가 출석률이나 만족도 중심에 머물러 있고, 정책 현장에서의 적용성과에 대한 환류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은 심각한 한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KPI와 연계된 성과 중심 교육과정 설계, 부처 정책과제 연계 훈련의 정례화 등이 절실하다.


현재 운영 중인 민관 협의회, 회원기관 협의체 또한 대부분 사례 발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질적 교과 혁신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러한 협의체는 교과 혁신 TF 중심으로 개편하고 실무자 중심 워킹그룹과 외부 전문가 참여 구조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인재원의 인력 구성도 교육개발, 운영, 협력, 연구 업무가 혼재되어 있어, 콘텐츠 R&D 전담팀, 정책 실증 연구팀, 글로벌 HRD 협력팀 등 기능별 조직 전문화를 통해 전략 수행이 가능하도록 개편이 요구된다.


2024년 기준, 전체 국가공무원 중 20~30대 MZ세대 비중은 41.3%에 이르며, 행정 수요 또한 AI, ESG, 탄소중립, 디지털 공론장 등으로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인재개발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미래 공직을 실험하고 예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략형 교육설계 플랫폼 구축, AI 기반 HRD 분석체계 도입, 국제형 협력 아카데미 신설, 국민 체감형 콘텐츠 중심 교육 전환 등의 전략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공직의 미래는 무엇을 가르쳤느냐가 아니라, 누구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했는가에 달려 있으며, 이는 교육기관이 아닌 전략기관으로서 인재개발원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함을 뜻한다.


인재개발원장의 역할은 이제 강의실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서, 행정철학과 조직 리더십을 설계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하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진화는 곧 대한민국 정책 역량의 진화라는 점에서, 지금 이 시점의 교육은 곧 전략이라는 선언적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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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 칼럼니스트】는 경영·교육·생애설계 분야 명강사.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명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메일: charlykim@hanmail.net)


출처 : 경기중앙신문 https://www.ggjapp.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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