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논쟁 속 AI 예술의 길 찾기”
❚ AI를 창작의 적으로 보는 대신, 창작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 청년 작곡가가 피아노 앞에 앉아 고민에 빠졌다. 멜로디가 떠오르지 않자 그는 AI 작곡 프로그램을 켰다. 프로그램은 방대한 음악 데이터를 분석해 독창적인 선율을 제시했고, 청년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곡을 완성했다. 이 곡은 SNS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일부에서는 "AI의 도움으로 만든 음악은 진정한 창작이 아니다"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기술이 창작의 경계를 흐리면서 창작자와 AI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깊어지고 있다.
AI 기술은 예술의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 AI 예술 시장은 2023년 32억 달러에서 2033년 404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술, 음악, 문학 등에서 AI의 활용이 늘어나며 창작자와 기술의 협력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개인 창작자들뿐만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AI 기반 콘텐츠 제작에 나서면서 시장의 판도는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저작권 문제라는 큰 과제가 존재한다. 최근 한 글로벌 출판사는 AI를 활용해 유명 작가의 문체를 모방한 소설을 출간하며 비판을 받았다. AI는 작가의 작품을 학습해 비슷한 스타일을 만들어냈지만,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독창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카콜라와 레고, 넷플릭스 등도 AI 이미지 활용으로 브랜드 신뢰 하락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AI 예술 저작물의 소유권과 보호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창작자의 노력과 권리를 어떻게 존중할지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과 직결된다.
유럽연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학습 데이터 출처 공개와 사용 허락 및 보상 의무화를 논의 중이다. 일본은 AI와 인간 창작자의 협력 비율에 따른 저작권 등록 기준을 마련해 공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AI 창작물의 독자적 저작권 등록을 거부하면서도, 기업과 창작자 간 협력 계약을 통해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AI 저작권 관련 법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다. ‘문화한국 2035’ 전략은 AI와 창작의 공존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법적 기준과 창작자 보호 정책은 부족하다. 창작자가 안심하고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침과 법적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AI 예술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공정한 창작자 보호와 기술 혁신의 균형이 필요하다. 첫째, AI 학습 데이터에 포함된 기존 창작물의 사용에는 창작자의 동의와 정당한 보상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출처를 명확히 공개하고, 무단 사용 시 법적 책임을 묻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AI 창작물의 저작권 등록을 위한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인간 창작자의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셋째, NFT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창작물의 원작자와 AI 기여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저작권료를 자동 배분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브리아(Bria)와 셔터스톡(Shutterstock)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브리아는 책임 있게 확보된 데이터셋만으로 AI를 학습시키고,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셔터스톡도 AI 학습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해 창작자 보상을 도입하고, 데이터 출처의 투명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상생 모델은 기술 발전과 창작자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는 현실적 대안이다.
AI는 단순히 창작의 도구가 아니라 창작자의 새로운 파트너다. 기술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대신해 창작자가 본연의 창의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창작자의 권리가 소홀히 다뤄지면 AI는 창작의 기회가 아니라 위협이 될 수 있다. AI 예술의 지속적 성장과 신뢰 확보를 위해서는 법적, 기술적, 윤리적 대안이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창작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창작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적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 대한민국도 기술 발전과 창작자 보호의 균형을 맞춘 정책을 통해 세계 AI 예술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AI를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 인식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창작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글/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경영·교육·생애설계 분야 명강사.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명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charlykim@hanmail.net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arlykim7
【대한기자신문=김한준 박사의 시선】AI 예술 시장의 성장과 저작권 논쟁 – 대한기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