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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약속

-– 이재명 대통령 취임사에서 읽는 국가의 역할과 방향

“과거가 현재를 돕고, 우리는 미래의 과거가 된다”

▲김한준 박사【평생교육, Life-Plan전문가】


"정치는 현실을 바꾸는 예술이다." 이 말처럼, 한 명의 지도자가 어떤 언어를 택하느냐는 곧 그가 어떤 현실을 꿈꾸는 가를 보여준다. 2025년 6월 4일,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의 첫 연설은 ‘국민’, ‘위기’, ‘회복’, ‘성장’, ‘통합’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국가의 존재 이유를 되묻는 시대정신을 던졌다. 국회 광장에서 중년 부부가 “이제 진짜 변화가 올까?”라며 조심스레 나눈 대화 속 기대처럼, 그의 연설은 단순한 당선 인사의 차원을 넘어, 실천을 전제로 한 ‘국정 비전의 청사진’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이 단일한 위기가 아닌, 중첩된 위기 속에 있다고 진단한다. “민생, 경제, 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를 넘어,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의 집합체를 보여준다. 고물가와 저성장, 청년 실업과 양극화, 정치적 양비론과 외교적 불확실성까지, 단일 해결책이 아닌 총체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는 대통령이 단순한 리더가 아니라, ‘복합 위기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한 선언이기도 하다.


세계사 속에는 위기의 시기를 기회로 바꾼 리더들이 있다.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는 정치적 불이익을 무릅쓰고 ‘어젠다 2010’을 단행했다. 복지축소와 노동유연화라는 쉽지 않았던 개혁이었지만, 그 결단은 독일을 유럽의 병자에서 경제 중심국으로 탈바꿈시켰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대공황이라는 절망 속에서 뉴딜 정책을 실행하며, 연방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사회적 연대를 복원하는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 이처럼 구조 개혁은 초기의 고통을 감내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국가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바탕이 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정의로운 통합’과 ‘유연한 실용정부’는 바로 이와 같은 역사적 리더십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그는 단순히 ‘개혁’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기반으로 실천하는 변화”를 강조한다.


그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다섯 가지 철학을 분명히 했다. 첫째,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구현한다. 권력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인식을 전제로, 참여와 숙의를 국정 운영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둘째, 공정 성장을 통해 격차 해소와 기회균등을 이룬다는 약속이다. 이는 청년 세대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인 주거, 일자리, 교육 기회의 불균형 해소를 의미한다. 셋째,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서는 균형 발전이다. 지방소멸을 막고, 모든 국민이 고르게 기회를 누리는 구조를 지향한다. 넷째,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이다. 그는 창작자 보호, 디지털콘텐츠 육성, 지역문화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콘텐츠 선진국’을 선언했다. 다섯째, 안전과 평화를 기반으로 한 국정 운영이다.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다”는 말은 국가가 국민의 일상을 지켜주는 존재여야 한다는 철학적 발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총 30차례 사용했다. 이는 그가 말하는 정치의 기준이 특정 계층이 아닌, 전 국민의 삶 전체를 포괄하는 통합적 시선임을 보여준다. 그는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편 가르기가 아닌, 공동 운명을 설계하는 리더십을 예고했다. 특히 연설 서두에서 인용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자를 구했습니다.”라는 한강 작가의 문장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기에 “이제는 우리가, 미래의 과거가 되어 내일의 후손들을 구할 차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덧붙이며 정치의 시간성과 책임 윤리를 강조했다. 이는 단지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국정운영에 있어 과거의 교훈을 기억하고 현재를 더 나은 과거로 설계하겠다는 철학적 태도에서 출발해야 함을 의미한다. “과거가 현재를 돕는다”는 말은 곧, 실패와 시련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미래를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다. 이재명 정부가 그 철학을 실천한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후손이 신뢰할 수 있는 과거”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손을 잡고 위기를 넘는 대통령, 지금 우리가 만들어갈 ‘진짜 대한민국’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미래 세대가 자랑스러워할 오늘을 만드는 책임의 정치로 완성될 것이다.


글/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
경영·교육·생애설계 분야 명강사.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명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charlykim@hanmail.net

(블로그) https://blog.naver.com/charlykim7/223890033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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