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E·글로컬 대학과 디지털 교육 혁신의 길
RISE와 글로컬 대학 사업은 실천적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할 때만 지속 가능하며, 단순한 비전 제시를 넘어 현장 중심의 실행이 관건
교육부는 2023년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지원전략을 확정하고, 2025년부터 전국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체계는 약 2조 4000억 원 규모의 국고와 지방비를 투입해 대학이 지역혁신의 중심이 되도록 지원하고, 지자체, 산업계, 주민과 협력해 지역경제와 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RISE는 기존 재정지원사업을 통합하고 지역별 특색과 대학의 강점을 반영한 시그니처 과제를 추진하며, 지역인재 양성, 창업, 글로벌 산학협력, 평생교육 등 다양한 혁신 모델을 포함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글로컬 대학은 지역과 글로벌을 잇는 혁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최근 현장 평가와 후속 조사에 따르면, 초기 기대와 달리 RISE 및 글로컬 대학 사업은 단기 성과에 치중하거나 구조적 문제로 기대한 효과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강원도의 한 지역대학은 산학협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는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평가에서는 지역대학 간 경쟁, 특정 대학 재정 편중, 지자체와 전담기관 협력 미흡, 재원 불안정성 등 문제가 지적된다.
서울시의 35개 RISE 대학 중 일부는 성과를 창출했으나, 충북 등에서는 청년 정주율 하락과 특정 대학 재정 집중이 문제로 지적된다. 제주도의 런케이션 프로그램은 관광과 교육을 접목한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으나, 후속 연구와 현장 평가에서는 장기적 효과 부족, 지속 가능한 대안 부재, 지역사회 협력 미흡 등 현실적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초기 홍보와 현장 문제 간 간극을 보여주며, 장기적 성공을 위해 현장 중심의 개선과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RISE는 지자체 주도의 혁신을 표방했지만, 현장에서는 대학이 지자체에 종속되거나 경쟁 구도로 내몰리는 부작용이 여전히 발생하고, 글로컬 대학 사업도 평가 기준의 모호함, 미선정 대학과의 간극, 지역 편중 등으로 교육격차 심화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중앙 중심 제도 설계, 지방 재정 한계, 청년 유출 등 구조적 원인을 간과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해결하려면 첫째, 협력적 거버넌스를 법적 틀로 명문화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성과 중심 재정지원 체계로 전환하고, 중소대학도 참여할 수 있도록 단계별 진입 및 탈락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단순 취·창업 연계가 아닌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통합적 지원이 필요하다. 넷째, RISE 센터의 전문성을 높이고 이해관계자 중심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예산과 성과를 철저히 분석하고 주요 지표를 연 1회 이상 공표해야 한다. 여섯째, 지역별 과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 현장 평가와 후속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글로벌 연계를 활성화해야 한다. 일곱째, 교육부와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춘 직업 및 평생교육 혁신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중소기업 상생을 촉진해야 한다. 여덟째, 주민참여형 모니터링 체계를 정례화해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아홉째, 지역대학을 거점으로 직무교육·연구·창업이 결합된 혁신 모델을 도입하고, 그 운영권을 지역사회가 주도해야 한다.
벤저민 프랭클린은‘잘못된 준비는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육대전환과 미래 인재양성은 단순히 비전 제시에 그쳐서는 안 되며, 기득권 간 이해관계 충돌을 극복하고 협력과 혁신에 나설 때 지속 가능한 고등교육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산학협력의 투명성, 공정한 재원 배분, 민관 거버넌스 강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대학-지역-산업계가 함께하는 교육혁신의 장을 열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디지털 학습 플랫폼과 산업 연계형 교육과정을 확산하며 지속적 피드백과 개선을 통해 미래형 인재 양성 기반을 다져야 한다.
글/사진: 김한준 박사【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경영·교육·생애설계 분야 명강사.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명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charly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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