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차 사고가 난 다음 날, 나는 예상치 못한 택배를 받았다. 그것은 최신 핸드폰이었다. 순간 나는 내 마음속에서 “이게 뭐지?”라는 혼란이 일었다. 몇만 불을 날리고 나서 새 핸드폰을 받다니, 내가 진짜 나쁜 여자인 것 같았다.
라이언씨는 내 생일을 함께하지 못한 미안함을 보상하기 위해 오래된 핸드폰이 아닌 새로운 것을 준비한 것이었다. 그가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이유가 궁금했다. 왜 나를 이렇게 믿어줄까? 그가 나에게 주는 믿음이 헛되지 않도록, 나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눌러 참았다. 그래서 나는 렌트카를 빌려 그를 만나러 휴스턴으로 향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운전하는 건 두려웠다. 큰 사고를 겪고 혼자 있을 때면 운전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용기를 내어 그에게 가야 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기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는 내가 힘들어할까 걱정했지만, 이번엔 내가 그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뉴욕도, 오스틴도 아닌, 그가 있는 휴스턴으로.
그와 함께할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누군가를 이렇게 그리워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나는 20년 전, 그를 처음 만났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는 언제나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나를 배려하고 따뜻한 말투와 부드러운 눈빛으로 나를 안정시켜 주는 존재였다. 그는 항상 내 느티나무가 되어 기다려주었다.
이제서야 나는 그를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음식에 까다로운 나를 위해 어디를 가든지 먼저 주문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을 살펴본 후 주문해주었다. 술이 싫다고 말하면서도 나를 위해 사케를 선택해주며 “이게 더 잘 맞는 것 같아”라고 말하는 그의 배려. 한 잔, 두 잔 마시며 취기가 올라오자, 나는 그에게 말했다.
“부족하고 이기적인 나를 위해 그렇게 오랜 시간 인내한 당신이 대단해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나를 응원하는 당신을 보며 나는 늘 죄인 같고 미안하며, 그러면서도 사랑하고 있었다. 이기적인 내 행동이 당신을 아프게 했다면 정말 미안하다고. 당신이 나를 사랑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할 때, 나는 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내 마음을 다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알고 있을 거예요. 당신 덕분에 이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여전히 당신을 보면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나고, 이런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너는 너에게, 나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랑이라고.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더 기다려지는 사랑.
당신을 만나 지금까지 사랑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그동안 장거리 연애를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