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이 실존적인 질문이다... 왜 나는 하필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발붙이고 있을까?
더 나아가 나는 남자로 태어났고, 2003년에 태어났으며, 21세기 대한민국 부산에서 살고 있을까?
지극히 나 자신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아줬으면 한다. 단지 실존적인 질문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나에 대해 실존적인 글을 써버리면 창의적이지 않고 독특하지 않다. 하지만 나는 톡톡 튀는 무언가를 원했기 때문에 내가 사는 부산의 실존적인 질문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지금 부산은 외롭다... 정말 노인과 바다뿐이다... 이런 현상을 부산 지하철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부산 1호선은 1기 서울 지하철 노선들과 견줄 정도로 잘 나갔다. 2000년대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서면역은 서울로 로컬라이징 하면 신도림역이었다고 할 정도로 서면역은 삶의 희망과 힘이 넘치는 번화스러운 역이었다. 그리고, 자갈치시장이나 광복로를 가보아도, 젊음의 힘이 넘쳐났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태어난 2003년에 비해 많이 삭막해졌다. 정겨웠던 시장통의 모습이 사라지고, 부산에서 태어났던 청년들이 부산을 떠났다. 심지어 직장들도 부산을 떠나고 있다. 그러니 일할 곳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부산은 기후나 자연환경상 우리나라에서 살기 가장 좋은 도시이다. 남쪽으로 푸르른 바다가 있어 싱싱한 해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바로 집을 나서면 동네에 있는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사방팔방 산이 둘러싸여 있어서 산행을 즐기거나 사찰에서 힐링도 가능하다. 또한, 제주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의 최남단에 있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온난하다. 그야말로 부산은 배산임수를 제대로 갖춘 도시이다. 하지만 문제는 부산 행정을 책임지는 윗어른들이 무능한 탓이다. 그들은 부산시 의회에서 논쟁만 벌이지, 쏟아지는 정작 청년을 위한 정책, 부산 저출산 정책들은 허울뿐이거나, 파격적이지 않다. 심하게 말해서 초등학생도 충분히 생각해 낼 수 있을 만큼 뻔할 뻔 자이다
부산의 입장에서 보면 답답하고 미칠 지경이다. 부산은 어떤 지경인가? 어디를 가도 노인들만 가득한 이 도시에 과연 미래는 있을까? 다달이 추풍낙엽 같이 떨어지는 부산의 위상은 이제는 서울 옆에 있는 인천에게 빼앗길 노릇이다. 부산이 몰락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이들 웃는 소리 사라지고, 노인들의 "아이고 나 죽네!!!" 하는 소리만 들려오는 부산.... 그 반면, 같은 항구도시임에도 인구가 부산을 추월했고. 청년 인프라도 잘 되어 잇는 인천... 격세지감이다.
내가 부산을 떠나는 젊은이들의 입장을 대변하자면 그 누구도 서울로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일할 곳이 없으니 한숨 푹푹 쉬며 눈물을 머금고 억지로 떠나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젊은이뿐만 아니라 300년 전 조선시대에 장원 급제 해서 고향을 떠나 한양도성으로 떠나는 유생들도 비슷한 감정이었을 것이고, 60년 전 대규모 이촌향도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즉, 난민이 아닌 이상 자기가 평생 몸담았고, 부모, 형제, 친척들이 있는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부산에 노인들만 삼삼오오 있다는 건 이 도시가 죽어가고 있다는 신호이자, 살려달라는 신호다.
부산을 살릴 의사들은 누구인가?
유명한 국회의원? 대통령? 부산 시장? 반은 틀렸다.
오로지 전국적으로 포진되어 있는 부산 출신 대학생과 시민들이 모두 돌아와야 한다. 그들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남아있는 시민들이 만이라도 부산시와 연대하여 부산이 살아남을 방도를 모색해야 하며, 부산의 윗어른들은 모범도시의 사례를 스승 삼아 모방이라도 하여 각종 정책을 쏟아내야 할 것이다.
부산의 한 대학생이 절규하듯 외친다...!
"나는 영원한 부산인으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