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일은 지천 앞에 자욱이 낀 안개처럼 모를 일이다.
안개가 희뿌옇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듯이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누구나 방황하고 갈림길 앞에서 해매이며, 명동, 충무로, 종로, 미아리 등등 낯선 곳을 배회한다.
하지만, 은연중에 어느 계기가 등대가 되어 갑자기 순항하기 시작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아직 꿈을 못 정했는데 이웃 사촌형이 경찰이 되어 성공한 끝에 탄탄대로를 걷는 모습을 보거나, 이웃집 여동생이 사법고시에 붙어 원하던 변호사가 되어 온 가문의 칭송을 받는 모습을 보자니 꼭 나도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오기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나도 삶을 살아오며 정처없이 떠돌다가, 배회하기도 하다가, 목적지를 못 찾아 힘든 나날을 보내왔다.
천진난만했던 시절, 나는 뭔가 대단한 위인이 될 줄 알았지만, 지금은 내 적성에 맞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곰곰히 고심한 끝에 꿈이 확고해졌다. 나의 외사촌 형이 안정적인 직업인 학교 교사가 되어 부잣집 딸과 결혼을 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아 나도 무언가를 이루어야 할 것 같은 오기가 생겨났다.
그 직전까지만 해도 나는 숲속에서 길 잃고 갸날프게 울어대는 아기 길고양이 신세였다.
누군가가 나의 강점을 내게 찾아 줘야만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늉만 하고, 능동적으로 고독한 늑대처럼 제 갈길을 찾아가는 방법을 몰랐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는 어릴때 부터 책을 좋아했다. 그리고 독서의 백미를 대중에게 전하는 '지식 전도사'인 사서가 되어 책 읽는 사회를 구현해보고 싶다. 그것이 나의 현재 꿈이다.
어릴 때에는 나의 적성에 맞지 않거나, 내 역량으로 보았을 때 실현할 수 없는 꿈들로 춘추전국시대를 이루었다. 예를 들어 과학자, 야구선수, 배구선수, 농구선수, 동물사육사, 셰프(주방 총 책임자). 선장, 배관공, 버스기사, 기관사, 방송작가, 사진가, 화가, 가수, 국악인, 기업 경영진 등이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 비로소 현실감각을 찾기 시작하고 그 결과 막연하게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사서를 꿈으로 삼았다는 것은 고교생적 '막연한 공무원'이 무의식 속에서 구체화가 되었을수도 있겠다.
꿈은 거창하거나 현실과 주위 시선을 의식하여 실현 가능한 것이 아닌, 내가 그 일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독자들의 현재 '꿈'은 무엇인가? 천천히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