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의 글쓰기>
제비 새끼 한 마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키 작은 엄마가 사다리를 가져다가 제비집까지는 손이 안 닿아 겨우 함석 위에 올려 두시고는 '엄마, 아빠가 둘이 힘을 합쳐 새끼를 집으로 데려가면 좋을 텐데'라고 하신다.
다음 날, 제비 새끼가 또 떨어졌다. 엄마는 다시 함석 위에 올려 두시고 얘가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셨다. 만약에 또 떨어져서 죽게 되면 그때는 나도 모른다고 하시며 집으로 들어오셨다.
세 번째 떨어진 새끼 제비를 발견한 건 나였다.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복숭아 밭에 가서 잘 사용하지 않는 높은 사다리를 가져왔다. 좁은 베란다에 큰 사다리를 안정적으로 펼칠 수 없어서 조금 위험했고, 옆에서 잡아 줄 사람도 없어 불안했지만, 간신히 새끼 제비를 제비집 속에 넣어 줄 수 있었다.
내려와서 가만히 보니 다른 새끼 제비가 두 마리가 더 있었다. 그 두 마리는 집 밖으로 자주 얼굴을 보이고 엄마, 아빠가 올 때마다 입을 짝짝 벌리며 먹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넣어준 제비는 살았나 죽었나 걱정이 되었다.
며칠이 지나 이렇게 세 마리가 나와서 입을 짝짝 벌리고 있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살았구나! 맨 오른쪽에 있는 제비, 가장 비실해 보이는 제비. 그래도 며칠 사이에 많이 컸다.
언제였더라. 제비들이 와서 우리 집에 집을 짓기 시작했던 게. 근데 그때 난 그게 참 좋았다. 제비가 우리 집에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우리 집에도 무언지 모를 온기가 다시 살아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제비들은 전세 계약서 한 장 쓰지도 않고 봄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올 때마다 친구들을 데리고 오는지 매년 그 수가 불어난다. 지금은 제비집만 아홉 채. 사각형 집에 삼면이 제비집이다.
잭슨 폴록의 페인팅처럼 사방에 뿌려진 제비똥 치우느라 힘드신 우리 엄마. 맨날 물청소 할 때마다 제비한테 뭐라고 하시면서도 제비집 없앨 생각은 안 하신다. 나는 새끼 제비가 물고 올 황금 박 씨 보다 엄마의 그 마음이 우리의 복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