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힘(너 아니라도 돼)

by crowbamboo

‘어후, 열받아.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하나.

또 꼰대 상사에게 깨지게 생겼네.

걱정이네, 방법은 없고…’


김 과장은 이처럼 계획했던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회사 때려치우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


살다 보면 수없이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어떤 일은 졸릴 때 눈을 감는 것처럼 쉽고 어떤 일은 며칠 잠 못 잔 사람 눈을 뜨게 하는 것보다 어렵다.


쉬운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잘 풀릴 것 같던 일도 어느 순간 헝클어진 실타래를 푸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고,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어려운 일이 어느 순간 사랑하는 연인 옷고름 풀리듯 쉽게 풀릴 수 있다.


회사일을 하다 보면 매일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일들이 일어난다.

지난번 했던 것처럼 하면 될 것 같은 것도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거나, 갑자기 생뚱맞은 이슈가 발생하여 우리를 당황스럽게 할 수 있다.

시간은 없고 윗사람 눈치는 보이고 해결방법 또한 딱히 떠오르지 않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이럴 때 직장인들은 회사생활하기 어렵다며 한숨만 내쉬거나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곤 한다.


전사적인 경우 당황스러운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을 대비하여 연말 업무계획을 만들 때 비상계획을 별도로 만든다.

좀 있어 보이는 표현으로 ‘Contingency Plan’이라 한다.

예상치 못한 긴급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사전에 만들어 놓는 위기대응 계획을 의미한다.

다소 형식적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비상계획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매우 클 것이다.


우리가 사는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뜻대로 되는 것이 많지 않은 인생들 아닌가?

특히, 실력과 자존심, 그리고 건강한 몸뚱어리 외에는 특별히 내 새울 것이 없는, 소위 말하는 개구리, 붕어, 가재인 평범한 인생들은

하고자 노력하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 곤

‘될 때까지 하자는 허망한 끈질김, 빠른 포기, 자포자기, 절망’과 같은 것뿐이지 않나?


어떻게 든 뜻을 이루고 싶어 있지도 않은 인맥을 찾아 헤매다 보면 그럴듯한 모습을 한 사이비를 만나 낙심만 커질 뿐이다.


참 엿 같고 서글픈 인생이다.


어느 누가 살면서 남 한데 싫은 소릴 듣거나 아쉬운 소리 하길 좋아하겠는가?

누군가에게 ‘이것 좀 해주십쇼’ 라고 부탁하는 쭈글쭈글한 인생보다 ‘그래, 내가 해줄게’라고 부탁을 들어주는 폼 나는 인생을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나?


그러려면 힘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그런 힘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어떤 일을 할 때 가능하면 많은 대안을 갖는 것’이다.

대안이 하나면 그 하나만큼 자신감이 생기고,

여러 개면 그만큼, 아니 그것보다 훨씬 큰 힘과 자신감으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다.

마치 독점시장에서의 소비자 지위와 무한 경쟁시장에서 소비자 지위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회사와 관련된 일이든 아니면 개인적인 일이든 어떤 일을 할 때는 항상 대안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일뿐만 아니라 인맥도 마찬가지다.

이런 말 하는 나 자신도 갑자기 현타가 오며 우울해진다.


얼마 전 잘 아는 사람이 대출관련해서 많이 힘들어했다.

금융회사에서 몇 해 동안 사용해 오던 대출이었는데 사업규모 확장을 위해 다른 사업체를 찾고 있었기에 몇 개월 전부터 기존 사업을 휴업처리한 상황이었다.

냉정한 금융회사는 해결책을 찾아주기보다 더 이상 대출연장이 안된다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모든 일을 규정대로만 해석하고 행동하는 배려심이라고는 전혀 없는 은행원의 모습이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은행원이 훨씬 많이 있지만 막상 그런 상황에 부닥치고 보니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렇게 일하는 직원은 나와 많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직원이고 평소에는 항상 내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해왔던 사람이라 실망감은 훨씬 컸다.

막상 어려운 일을 당한 사업자에 대해 해결 방안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하자 말로만 위하는 듯하면서 아무런 대안을 찾지 않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른 것이었다.


그 회사는 끝까지 하나의 은행과 거래하고 싶어 했다.

요즘에는 많이 변했지만 과거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한번 거래한 은행과 끝까지 인연을 맺어가고 싶어 했다.

하지만, 이런 힘든 일이 생기자 고민한 끝에 그 은행이 아닌 대안 은행을 찾아보기로 했다.

인정에 호소하고 부탁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었지만 자존심이 꽤나 상해버렸기 때문이다.


바쁘게 여기저기 알아본 지 하루도 되지 않아 그 은행보다 훨씬 좋은 조건의 은행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안을 찾아주는 유연함 없이 오로지 한 가지 규정에만 목매는 은행원의 모습을 보며,

이번과 같은 대안이 될만한 은행이 없었으면 얼마나 비참함을 느끼며 굽히고 또 굽혀야 했겠는가’라고 생각하니 은행원으로 수십 년 근무해 온 나 자신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회사 업무도 예외는 아니다.

목표를 세울 때도, 목표달성을 위한 영업 타깃을 잡을 때도 여러 안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아마 회사에서 기획하는 모든 일은 다양한 대안들로 채워진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항상 하는 일이 뜻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고 비상계획을 세우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어떤 기획안을 들고 CEO에게 보고하러 가면 긴장 백배가 된다.

수많은 연습결과 매끄럽게 보고했다고 한숨 돌리는 순간 CEO의 예리한 질문을 받는다.

‘요즘 세계경제 상황을 봤을 때 원자재 수급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데 우리 사업은 영향은 없나? 그 대책은 세워져 있나요?’

뭐 세계경제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특정 부품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어떤 대책이 있나?’

‘마켓 셰어를 높이기 위해 현재 이런 노력을 하고 있고 향후에는 저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방법이 효과가 없을 땐 어떻게 할 계획인가?’

‘급격한 소비 감소로 자영업자들의 사업이 어려워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질 것이 뻔한데 공적기능을 담당하는 우리 회사는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와 같은 다양한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다행히 쉽게 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웃으면서 하루를 보낼 수 있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평소에 준비하지 않은 질문이라 ’아, 네…, 대책을 마련해서 별도 보고 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나오면 왠지 준비성도 없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직원으로 찍 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결국, 찝찝한 기분으로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야 할 것이다.


‘폼 나는 인생을 살고 싶은가?

많은 대안을 만들어라.

슈퍼 갑으로 살고 싶은가?

수없이 많은 대안을 만들어라.


너 아니라도, 이런 방법이 아니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라.


설령 보여주지 않더라도

많은 대안을 움켜쥐고 있어라.


아무리 사소한 대안일지라도

그것은 힘이고 능력이 될 것이다.’


이전 07화보고 또 보고하자.   상사는 결코 잊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