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집

12월 연말 아슬아슬한 줄타기

내 반쪽이 수술을 하다

by 명랑소녀

지난주 토요일 오후 1시 30분쯤, 신랑이 갑자기 전화를 했다.


신랑: 여보야, 회사에서 일하다가 나왔는데 아랫배와 허리가 너무 아프고 통증이 심하네.

오늘 0000 의원 진료하는 날 맞는 거지?

나: 여보, 몸은 괜찮아? 많이 아픈 거야? 병원에서 토요일 진료는 오후 10시까지 하는 거 맞아.

내가 지금 시간이 된다면 여보를 데리고 병원에 가면 좋을 텐데. 지금은 안될 거 같거든.

초3 막내가 지금 합기도 2단 승급심사받는다고 다른 합기도 학원에 와서 시험을 보고 있어.

신랑: 알았어. 내가 천천히 운전해서 병원에 가볼게.


신랑이 긴급한 전화를 했는데도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걸 사면초가라고 하는가?

신랑은 1분 1초가 다급한 상황일 텐데 도와주지도 못하고 시간은 야속하게 참 더디게 흐른 거 같다.




초3 막내가 합기도 승단심사가 2시 30분이 되어서야 끝났고 신랑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집에 거의 다 왔다고 전화가 왔다. 신랑은 의사 선생님께 깨진료결과 요로결석이 의심된다고 했고 CT촬영이 가능한 병원으로 의뢰서를 가지고 가라고 하셨다. 신랑은 병원에서 엉덩이 주사만 맞았고 아랫배와 허리통증이 심해서 거실에 철퍼덕 엎드린 채로 탈진해 보였다.

119에 전화를 걸어 응급상담을 해서 신랑의 몸상태와 상황을 설명하니 내 오른쪽 손을 신랑 허리에 받치고 다른 손으로 망치를 두드리는 것처럼 살짝 쳐보라고 하셨고 아프다면 요로결석이 맞고 CT촬영이 가능한 응급실을 문자로 보내주셨다.

아픈 신랑을 조수석에 태워 운전해서 신촌 세브란스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포화상태여서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하셨고 그나마 가까운 순천향대학교 병원으로 갔다. 순천향대학교 응급실에 응급환자를 받는지 궁금하여 전화를 하고 된다고 해서 대학병원으로 갔다.

대학교 병원에 가자마자 접수를 하고 피검사와 소변검사, X-ray와 CT촬영을 한 결과 요로결석이라는 병명이 나왔다. 신랑은 배와 허리 통증이 지속되어 링거로 진통제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오고 외래 예약을 잡았다.




12월 30일 화요일 오전 9시 34분에 비뇨의학과 진료가 예약되어 신랑이 회사 연차를 냈고 둘이 함께 병원으로 갔다. 비뇨의학과 의사 선생님이 돌이 0.78m 즉 0.8m 정도 되고 골반에 끼어있어서 체외충격파 석쇄술로 돌을 깨기가 어렵고 석쇄술로 한다고 해도 2번 3번에 걸쳐서 처리해야 한다고 들었다. 신랑의 몸 안에서 자연스럽게 돌이 나올 수 있는 경우가 희박하고 골반에 돌이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통증은 계속될 거고 내시경으로 돌을 빼는 수술을 권하셨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신랑이 내시경 수술을 하기로 했고 어제 오후 2시 40분에 간호병동에 입원을 했고 오늘 오전 내시경 수술이 일정이 있었다. 양가 부모님들께 신랑이 요로결석이라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알렸고 양가 부모님들께서 우리 집에서 아이들을 봐주며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그러나 양가 부모님들이 각자의 삶이 있고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내가 병원과 집을 오가면서 아이들을 챙기면서 집에서 자고 오늘 오전에 아이들 챙겨서 학교를 보내고 신랑이 수술일정이 있으니 병원으로 왔다.


올해 연말에 내가 오른쪽 가슴에 혹 제거(시술)를 하고 이어 신랑까지 수술한다고 하니 마음이 심란했지만 신랑이 응급실을 다녀온 후에도 아파하고 통증이 있어해서 수술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예상을 했었다. 2026년 새해엔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연말에 힘든 일, 이런 시련이 오는가 생각했다.


비뇨의학과 의사 선생님이 환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요로결석과 치료를 자세히 알려주셨고 바쁜 연말에도 운 좋게 바로 수술 날짜가 잡혔고 신랑이 내시경 수술을 함으로써 돌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쁘고 감사했다. 신랑이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 않고 수술을 함으로써 요로결석을 해결을 할 수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의사 선생님께 오늘 오전 11시~12시 사이에 수술을 한다고 들었기에 새벽 4시에 눈이 일찍 떠졌다.

신랑이 입원한 간호사 병동에서 보호자는 병실에 출입이 안 되고 자동문 앞에서 3분 만나는 게 다였고 수술하기 전 전화통화를 하니 신랑이 6번째로 순서이고 4번째 사람이 수술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신랑은 오후 1시~ 2시 사이에 수술을 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떨리고 긴장될지 가늠할 수 없었다.

수술실 앞에서
기다렸던 신랑을 만났고 손을 잡아주며
"여보, 수술 안전하게 잘하고 와.
내가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힘내고, 파이팅 해야 해"
얘기하고 마음이 뭉클했다.


우리 신랑이 요로결석 수술을 하고 있는 중인데 수술이 무사히 안전하게 잘 되었으면 좋겠고 2026년엔 신랑을 포함해서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하게 무탈하게 잘 보냈으면 좋겠다.


우리 오빠 정말 많이 사랑해.
나보고 2살이 많은 연상오빠라며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 후에도 항상 오빠라고 불러주길 바랐는데
내가 우리 신랑에게 기분 좋을 때만 오빠라고 불러주었는데 소원이니까 이젠 내가 매일 오빠라고 불러줄게.
요로결석 수술 잘하고 건강해지면 러닝도 같이 하고 여보가 가장 좋아하는 순댓국 또는 고기 먹으러 함께 나가자.
이왕 외출한 거 단둘이 연애하는 것처럼 커피도 마시고 영화데이트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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