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라도 운전해야 하는가?
스무 살이 되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차 운전이라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노력으로 자동차운전학원에서 1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땄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평일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엔 부모님이 소유한 차를 운전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해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마티즈를 운전할 기회가 생겼다.
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경로식당을 운영해서 사회복지사가 돌아가면서 토요일에 나와 오전 근무를 했다. 내가 복지관 차를 운전해서 후원업체에 갔다가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있었던 찰라, 신랑이 데이트할 시간에 맞추어 복지관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신랑이 나의 미숙하고 서툰 주차실력을 보고 바로 신랑이 운전석에 타고 안정감 있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신랑은 군대에서 운전병 출신이었고 대형운전면허 자격증까지 취득했고 지금까지 운전을 22년 넘게 했는데 인정할 수 없지만 무사고다.
그래 너 진짜 잘났다.
사랑하는 신랑과 3년 열애의 종지부로 2012년 6월 중에 결혼을 했다. 결혼과 동시에 신랑이 나에게 운전을 하지말라고 선언한 것이다. 신랑은 내가 능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을 하게 되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고 위험하니 운전을 하지 못하게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신랑과 신혼생활을 하고 3개월 만에 첫째를 임신했고 3년 터울로 둘째를 임신했고 육아했다. 아이들과 외출해야 하는 일정이 있는데 신랑이 나에게 차량을 안 주니 아이들이 어릴 땐 아기띠를 하거나 힙시트를 하고 유모차를 끌고 버스나 지하철 타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일상이 다반사였다.
신랑이 일정이 생겼을때도 하염없이 기다려야하고 주말엔 어딜 가나 가족들이 함께 간다는 점에 불만이 점차 쌓여갔다. 둘이 싸웠을 때도 신랑이 운전해서 함께 가야 하기에 마음이 불편할 때도 꾸역꾸역 같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내가 신랑에게 의지하지 않고 싶고 오롯이 스스로 힘으로 운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5 첫째가 초등3학년이 되었을 때 "내가 운전면허학원에서 도로주행 연수를 받고 운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제 자동차 키를 달라, 나도 꼭 운전하고 싶어. "라고 했다.
1종 보통운전면허 자격증이 있지만 장농면허가 되었고 운전전문학원에서 도로연수, 주행연습까지 할 각오를 다졌고 내가 도로주행 연수를 다시 배우고 나면 운전을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자동차 운전전문학원 내에서만 운전하다가 파주 자유로, 행주산성, 김포 아라뱃길 등 도로연수를 하고
주차하는 방법을 배우고 제대로 연습해서 점차 운전실력이 늘고 있었다. 운전전문학원에서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을 잘 숙지하며 나름대로 운전감각이 생기고 있었다. 운전전문학원에 다니고 있는 시기가 둘째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여서 아이를 차에 태워 어린이집에 등,하원을 하고 가까운 대형마트나 백화점, 인근 도서관까지 가는 경로를 넓혔다. 주말에는 신랑 없이 아이들 데리고 김포 친정부모님 댁에도 다녀오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이까짓 거! 신랑이 없어도 내가 운전해서 다닐 수 있다는 게 그 자체로 큰 기쁨이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라는 책에서
"습관은 눈으로 보고 읽으면 아무것도 아닌 단어이지만, 몸으로 해내고 나면 기적이 된다.
내 안에는 기적을 만들어낼 또 다른 내가 있다."
스스로 갇혀있는 틀을 깨고 나와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가능성을 가지고 노력을 한다면 뭐든지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거야"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