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너무 많아서 문제야

2025.05.25

by ZONI

오늘부터 기록을 시작해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충동적인 이유에서다.


그 계기는 조종사 양성 APP 과정을 찾아보다 한 블로거 분의 기록 방식이 내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던 것.


나는 내 성격을 잘 알고 있다.

충동적인 시작 - 게으름과 끈기 부족으로 인한 중도 흐지부지(?) - 끝


개발 블로그니 짧은 소설을 잠깐씩 쓰던 블로그도 여럿 있었지만 모두 기록 속으로 사라져버린 지 좀 됐다.

이번에는 내게 필요한만큼이라도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필자 소개.

현재 서울의 모 4년제 대학 컴퓨터계열 공학과에 속해있는 3학년 학생이다.(사실 21학번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을 많이 날려버렸다...)


그런데 왜 제목이 '꿈이 많다'? 공학도라면 취업의 길과 가능성도 있겠다, 왜 고민을 하냐 이거다.


나는 꿈이 많다. 어렸을 때부터 객실승무원, 호텔리어, 베스트셀러 작가(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쉽지만 이건 물 건너갔다), 외교관, 의사, 변리사, 심지어는 공주(princess)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은 오히려 내 행동력을 저하시켰고, 말 그대로 '상상 속의 나'로만 위안을 삼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우울감을 불러왔고, 한동안은 '왜 나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말 그대로 과유불급이었던 것이다.


작년에도 변리사 공부에 아주 잠깐, 새끼발가락 끝만큼 몸을 담갔다가 빠른 포기를 한 지 몇 달. 몇 년인가?

이제 어렸을 때부터 정말 좋아하던 공항의 일원이 되겠다며 인천공항공사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는 갑자기 인천국제공항에 가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집에서는 편도로 약 2시간.

교통편은 나쁘지 않아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않고 무작정 출발한 길이었다. 물론 그때까지는 '공항공사 직원'으로서 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그런데 도착하자 이야기가 달랐다.


우선 공항철도(지하철)에서부터, 대한항공의 파란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 분들이 한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 내 로망 직업이다. 나도 만약 어떤 직업이든 시켜줄테니 하나를 골라라 하면 대한한공 객실승무원이 세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를 타 공항 본 건물에 도착했을 때. 엘리베이터에 서계신 유니폼을 입은 조종사 한 분을 보고 난 깨달아버렸다.


아, 난 아직도 조종사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버린다'라는 표현은 부정적이어 보이지만 이게 맞다.

정말, 열정 0퍼센트인 사람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는 레드오션, 미친 준비 비용(억 소리가 나는), 그리고 여자가 굳이? 소리가 나오는 유리천장.


도대체 왜? 어쩌면 이 '항덕 기질'은 저주에 가깝다.

비행기는 승객으로만 타겠다는 마음이었다면, 조금이라도 덜 열정적이었다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20~30대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뭔지 모를 타오름(쓰고 보니 오글거리지만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은 항공기가 아닌 공항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내 자신을 속여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는걸...


어제오늘 정말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 꿈을 찾았으니 기뻐할만도 한데, 현실의 벽은 높다.

크게 1.돈 2.가능성 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1. 돈

앞서 서술했듯이 에어라인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돈이 정말 많이 든다고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특정 프로그램에 합격하면 항공사가 교육비를 부담했다가 채용 이후 월급에서 까는(?) 형식으로 지불하는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수중에 2~3억은 쥐고 시작해야 한다는 글이 대다수였다... 심지어 내 최종 목표인 대한항공 입사를 위해서는 1000시간의 타임빌딩이 필요한데, 교육비에 여유롭게 밥이라도 먹고 다니려면 최소 3억은 후루룩 사라질 것 같단 말이다. 이것에 대한 플랜은, 1.부모님 또는 조부모님께 팔을 벌린다 2.어느정도 회사 근무로 자금을 마련한다(그래도 3억은 어렵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내 힘으로 마련하는 정도의 대안으로.) 3.빚을 진다... 이다. 이건 아직도 확실치 않다.


2.가능성 +성별

어제오늘 준비생들이 쓴 인터넷 글을 보니, 열에 아홉은 부정적이었다. 물론 그 커뮤니티 상의 분위기에 따른 것도 있겠지만, 현직자들조차 'stay'라고 말하는 걸 보니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이건 소속 회사에 따른 문제인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것은 성별 문제와도 이어진다. 그렇지만 성별 면에서는 그나마 희망이 있는 것이, 최근 들어 lcc와 대한항공 홍보영상 등에서 여성 기장 부기장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항공사들도 이제 마케팅을 위해서라도 여성 조종사를 채용하는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걸리는 것은 가능성. '비행낭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어느 글에 따르면 '1000명 중 다섯 명 안에 들어야 한다'...? 그것도 APP나 UPP 안에서도? 글의 정확성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음에 걸린다.


아무튼! 여기까지의 주저리가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다. 다음주 토요일에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 설명회가 있으니 그때 정확한 정보를 알아봐야겠다. 블로그 첫 글 치고는 횡설수설이었지만 어쨌든 잘 이어나가보겠다. 이 꿈과, 이 블로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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