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자꾸 이런 이야기 하시면 저...피곤합니다.
채희는 현우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유치원 엄마들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녀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예민하고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 항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 덕분에 다른 엄마들은 채희를 좋아했지만, 채희는 그런 모임이 점점 지쳐갔다.
어느 날, 수민이 엄마가 채희에게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채희 엄마, 오늘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우리 커피 차한 잔 할래? 나 커피 수혈이 필요해"
채희는 내심 피곤했지만, 수민이 엄마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워 수락했다. 그들은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채희 엄마, 사실 현영이 엄마 진짜 좀 심하지 않아? 무슨 7살짜리 아이를 그렇게 공부를 시켜? 아니 학원이 도대체 몇개야.. 이해 못하겠어. 진짜 현영이 너무 불쌍해"
채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걸 해내는 현영이가 대단하죠.. 딸이라 잘하는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수민이 엄마는 현영이 엄마와의 경쟁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녀는 딸 수민이가 현영이보다 더 잘나기를 바랐고, 현영이가 똑똑한게 아니라 많이 시켜서 잘해 보인다고 어필을 했다.하지만 채희는 이 이야기에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며칠 후, 현영이 엄마도 채희에게 개인적인 만남을 제안했다. "채희 엄마, 우리 내일 브런치 먹자. 나 자기한테 데이트 신청하는거야~"
채희는 이번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현영이 엄마와의 만남을 수락했다. 도대체 왜 자꾸 이렇게 따로 만나자는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또 채희는 그곳에 있었다.
"채희 엄마, 사실 수민이 엄마가 좀 이상하지 않아요? 항상 자기 자랑만 하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 잘 안 듣잖아요." 이 두 사람을 어찌해야할지 .. 채희는 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저는 잘 몰랐네요."
현영이 엄마도 수민이 엄마와의 경쟁심을 느끼는 듯 했다. 그녀는 자신의 딸 현영이가 수민이보다 더 주목받기를 원했고, 수민이 엄마의 말과 행동을 신경 썼다. 딸을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건지... 서로에 대한 경쟁심이 피곤했다.
그 주말, 유치원에서 열린 가족 행사가 있었다. 수민이 엄마와 현영이 엄마는 행사장에서 마주쳤다. 셋이 함께 있을 때는 두 사람 모두 다정하고 친하게 지냈다.
" 수민이 엄마! 지난번에 알려주신 요리법 정말 맛있었어요. 역시 수민엄마의 레시피는 최고야." 현영이 엄마가 다정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현영이 엄마! 난 진짜 현영 엄마랑 현영이가 너무 예뻐서 카톡 프로필 엄청 자주 보잖아~" 수민이 엄마도 웃으며 대답했다.
채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는 웃기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셋이 있을 때는 그렇게 다정하게 지내면서도, 각자 채희와 단둘이 있을 때는 서로의 흉을 보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했다. 두 사람은 겉으로는 친한 척했지만, 내면에서는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기고 있었다. 채희는 묻고 싶었다.
'그래서 두분은 어떤 사이에요?' 하지만 꾹 참았다. 채희는 이 평화가 깨지는걸 원하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채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다. 하지만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 항상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아닌 척 하는 것이 힘들었다.
채희는 혼잣말을 했다. "왜 사람들은 이렇게 서로 다른 모습으로 행동할까? 이해하기 참 힘들어."
그녀는 내일 또다시 유치원에서 만날 엄마들의 모임을 생각하며, 현우를 재우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현우는 이제 조금 예민하지만 매너있고 공부도 잘하고 똑똑하게 자라고 있었다. 채희는 그의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점점 더 강해지고, 부모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지고 있었다.
채희 언니가 전하고 싶은 말 : 외로운 육아로 예전 내 친구가 사라진거 같고 지금 유치원에서 학원에서 만나는 아이 친구 엄마들이 육아 동지처럼 느껴지시죠? 맞아요. 육아 동지 맞아요.. 하지만 그 대부분은 아이 친구 엄마이지 내 친구는 아니에요. 내 앞에서 다른 엄마의 흉을 보거나 남의 이야기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어딘가에서 내 이야기도 그렇게 신나게 할거란 걸 잊지마세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적당하게 친하게 지내면서 해야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잘 구분해야 해요.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조심해야해요. 그게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오래 함께하는 방법입니다.